한국 테니스 기대주 정현(삼성증권 후원·69위)이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인 US오픈(총상금 497억 원) 남자단식 1회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정현은 9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 15번 코트에서 열린 단식 1회전에서 제임스 덕워스(호주·95위)를 1시간 36분 만에 6-3 6-1 6-2로 물리쳤다. 한국 남자 선수가 그랜드슬램 단식 본선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2008년 프랑스오픈 이형택(39)이 1회전에서 요나스 비요크만(스웨덴·은퇴)을 6-4 6-4 6-3으로 꺾은 이후 7년 만이다. 정현은 1세트 게임스코어 2-2에서 덕워스의 서비스게임을 가져와 리드를 잡았고, 자신의 서비스게임까지 지켜내며 4-2로 앞섰다. 이후 한 차례 더 상대 서비스게임을 뺏어 1세트를 큰 어려움 없이 승리했다. 2세트는 정현의 '쇼타임'이었다.정현은 게임스코어 1-1로 맞선 상황에서 내리 5게임을 따내 두 번째 세트를 22분 만에 가져왔다. 첫 세트 54%에 머물렀던 첫 서브 성공률이 두 번째 세트 들어 78%로 훨씬 좋아졌고, 첫 서브 성공시 득점률이 93%(13/14)에 달했다. 흐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 정현은 3세트에서도 기세를 이어가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정현은 이날 서브에이스 10개, 첫 서브 성공률 78%, 상대 서비스게임 브레이크 성공률 55%(6/11) 등 모든 면에서 덕워스보다 나은 기량을 선보였다. 2회전에 진출한 정현의 상대는 올해 프랑스오픈 우승자 스타니슬라스 바브린카(스위스·5위)다. 바브린카는 1회전에서 알버트 라모스-비놀라스(스페인·58위)를 7-5 6-4 7-6(6)으로 물리쳤다.2005년부터 US오픈 단식에 매년 출전하고 있는 바브린카는 준결승 진출 1회, 8강 진출 2회의 성적을 올렸다. 또 그랜드슬램 4개 대회 단식에서만 99승을 거둔 쉽지 않은 상대다. 정현은 "바브린카는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준비를 잘 해 최고의 컨디션으로 임하겠다. 또 배운다는 자세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한편, 대회 첫날 4번시드 니시코리 케이(일본·4위)와 16번시드 가엘 몽피스(프랑스·16위)에 이어 둘째 날에는 11번시드 질 시몽(프랑스·11위)이 1회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시몽은 도날드 영(미국·68위)에게 6-2 6-4 4-6 4-6 4-6으로 역전패했다. [헤럴드스포츠=유태원 기자 @Linsanity_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