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류정일 기자] 일본 IT산업의 추락은 어디까지인가. 스마트폰 열풍에 적응하지 못한 일본의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속속 사업을 접으면서 최근 10년새 절반 이하로 그 숫자가 줄었다.
29일 아사히신문은 NEC가 이르면 2013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에 휴대전화 생산을 중단하는 등 사실상 휴대전화 사업에서 철수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NEC가 4월말 발표할 경영 계획에 피처폰 생산을 중단하고 생산 거점인 사이타마(埼玉) 공장을 무선 장치나 인공위성 등 사회ㆍ인프라 사업 공장으로 바꾼다는 방침을 담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디어스’ 브랜드로 판매중인 NEC의 스마트폰은 이미 지난해부터 해외 제조사에 생산을 위탁했다.
휴대전화 개발을 담당하는 ‘NEC 카시오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 레노보와 매각 교섭을 벌이고 있다. NEC 카시오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가 레노보에 넘어갈 경우, 일본 업체의 휴대전화 사업이 외국 기업에 팔리는 첫 불명예가 될 전망이다.
알려진대로 NEC가 휴대전화 사업에서 철수할 경우, 지난 2001년 11개사에 이르렀던 일본 휴대전화 제조사는 샤프, 파나소닉, 소니, 후지쓰, 교세라 등 5개사로 줄어든다.
NEC의 사업 철수 배경은 애플 등이 주도한 스마트폰 돌풍 때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NEC는 2000년대 초반까지 ‘N시리즈’를 앞세워 일본 내 점유율 20% 수준으로 1위였지만 최근에는 10%에도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3년 연속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NEC는 이미 반도체, 컴퓨터 등 채산성이 좋지 않은 사업을 정리하고 IT 서비스 등에 주력하기 위해 구조 개혁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