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1000만원 이하의 서민용ㆍ생계용 상용차, 다마스와 라보가 단종을 앞두고 신차, 중고차 모두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에 인기가 좋은 모델일 뿐더러 단종을 앞두고 미리 차량을 구매하겠다는 고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차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해줬던 다마스와 라보. 이제 곧 역사 속으로 돌려보내게 되면서 막바지 아쉬움과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한국지엠과 SK엔카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국지엠이 다마스, 라보 단종 소식을 발표한 이후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1~2월 동안 다마스는 전년 동기 대비 38.5% 증가한 1321대가 팔렸고, 라보는 무려 340.6%나 늘어난 2353대가 판매됐다. 올해 다마스와 라보를 합친 판매 대수는 367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6.9%가 증가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단종 소식이 알려진 이후 올해가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마지막 해가 됐다”며 “단종을 앞두고 점차 차량 구매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특별한 프로모션이나 판매 네트워크 없이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쉐보레 브랜드로 편입되지 않은 다마스와 라보는 한국지엠이 매달 진행하는 프로모션 대상 모델이 아니다. 지난 2월 판매에서도 스파크부터 올란도나 캡티바 등 쉐보레 전 모델에 걸쳐 블랙박스 증정, 주유비 지원, 기존 고객 추가 할인, 구형 마티즈 보유 고객 특별 지원 등의 혜택을 지원했지만, 다마스나 라보는 이에 포함되지 않았다.

경차보다 싼 다마스ㆍ라보, 단종 앞두고 신차ㆍ중고차 모두 ↑

현재 쉐보레 매장에서도 다마스나 라보는 진열 대상 모델이 아니며, 별다른 판매 네트워크 없이 딜러에 추가문의가 있을 때만 판매되고 있다. 홍보나 프로모션이 없지만 지난 2월 판매에서 한국지엠 전 모델 중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늘어난 건 스파크, 아베오 외에 다마스와 라보뿐이었다. 크루즈나 말리부 등 대표 모델이 각각 46%, 30% 감소하는 동안 다마스와 라보는 오히려 32% 증가했다.

단종 시기가 다가오면서 중고차 시장에서도 서서히 다마스와 라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SK엔카에 따르면, 뉴 다마스의 올해 월평균 등록대수가 지난해 월평균 등록대수보다 84.67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라보나 뉴 라보도 각각 12.25대, 49.42대 증가했다. 중고차업계는 단종 이후엔 본격적으로 매매량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신차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고차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SK엔카 측은 “올해 말 단종이 이뤄지면 중고차시장에서 소형 트럭 공급이 수요보다 부족하게 된다. 가격이나 매매량도 본격적으로 상승하게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다마스와 라보는 1000만원 이하의 가격으로 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모델이다. 다마스는 5인승, 밴 모델을 포함해 899만~930만원에 판매되며, 라보 역시 일반형 기준 741만~782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경차 스파크의 최저 사양이 917만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경차보다 싼 가격에 소형 트럭을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때문에 다마스, 라보 단종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지엠 측은 “내년부터 강화되는 환경 규제, 안전 관련 규제를 충족시키려면 신차 수준의 차량 개발이 필요하다. 도저히 사업성이 나오질 않는다는 판단 하에 불가피하게 올해 말 단종하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