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작가들의 작품이 한 공간에서 미묘한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갤러리시몬(대표 김영빈)이 6월을 맞아 선보인 ‘3막5장-해피 투게더’전에서다.

이번 전시는 송미숙 성신여대 명예교수(미학, 평론)의 기획으로 중견작가 장화진, 박영남, 오원배, 김태호, 윤동천이 참여했다. 다섯작가의 이야기를 갤러리시몬의 3개층 공간에서 옴니버스 형태로 묶은 전시는 감상자를 색다른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편안하면서도 예리하게 날이 서있는 작업들은 ‘오늘의 회화가 이다지도 다채롭고, 변화무쌍했던가’하고 숙고하게 만든다.

‘3막5장’전은 우연하게 출발했다. 기획자인 송미숙교수는 “어느 화가의 개인전 뒤풀이 자리에서 누군가가 ‘우리 함께 전시를 열면 어때?’라고 제안했고, 갤러리가 흔쾌히 응하는 바람에 휘리릭 성사됐다”며 “선정된 다섯 작가는 작품형식과 경향은 달라도 연령대와 이력, 기질이 비슷해 만나면 늘 의기투합하는 그룹”이라고 귀뜸했다. 전시는 3막으로 짜여졌다. 1막(1층)에는 손맛의 섬세한 촉각으로 기하적인 흑백화면을 선보여온 박영남 작가와 그와는 대조적으로 거울처럼 매끈한 미니멀리즘적 평면작업을 하는 김태호 작가가 대비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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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갤러리 한 코너에는 덕수궁 정관헌에 깔린 타일문양을 그린 장화진의 담백한 회화가 놓여 2층의 창문, 문 시리즈와 연결된다. 2막(2층)은 장화진의 창문연작 중 한국근대사의 파편을 통해 역사를 관조한 회화가 내걸렸다, 같은 층 한켠에는 윤동천의 반쯤은 심각한 듯하고, 반쯤은 비트겐슈타인적인 언어유희에 기반한 색다른 평면작업이 짝을 이루고 있다. 마지막 3막(3층)에서는 내밀한 일상을 독백처럼 담은 오원배의 회화적 드로잉이 벽면을 가득 채웠다.

기획자는 관람객이 1층을 거쳐 2, 3층으로 발길을 옮기며 작품들이 한편의 연극처럼 이어지게 했다. 3막의 장면을 음미하면서 작가들의 내면에 차분히 가닿도록 한 것이다. 부제인 ‘해피 투게더’는 홍콩의 스타일리스트 영화감독인 왕자웨이가 감독, 연출한 영화에서 따왔다. 전시는 7월26일까지. 사진제공 갤러리시몬 02-549-3031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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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Installation view of 3 Acts 5 Scenes: Happy Together, Gallery Simon, 2013 002 Installation view of 3 Acts 5 Scenes: Happy Together, Gallery Simon, 2013 003 Park Yung Nam Installation view of Landscape against Blue Sky, 3 Acts 5 Scenes: Happy Together, Gallery Simon, 2013

004 Installation view of 3 Acts 5 Scenes: Happy Together, Gallery Simon, 2013

005 Kim Taiho Installation view of Landscape-B, 3 Acts 5 Scenes: Happy Together, Gallery Simon, 2013

006 Chang Hwa Jin Installation view of Modern Taste, 3 Acts 5 Scenes: Happy Together, Gallery Simon, 2013

007 Installation view of 3 Acts 5 Scenes: Happy Together, Gallery Simon, 2013

008 Chang Hwa Jin Installation view of 3 Acts 5 Scenes: Happy Together, Gallery Simon, 2013

009 Chang Hwa Jin Installation view of La Porte Series, 3 Acts 5 Scenes: Happy Together, Gallery Simon, 2013 010 Chang Hwa Jin Window (after Marcel Duchamp), 2010, oil color, digital image on canvas, 132 x 80 x 4.5 cm 011 Yoon Dongchun Installation view of Solitude Series and To Communicate Humbly 1, 3 Acts 5 Scenes: Happy Together, Gallery Simon, 2013 012 Yoon Dongchun Splendid-Mass Media, 2011, mixed media on canvas, 130.3 x 162.2 cm 013 Installation view of 3 Acts 5 Scenes: Happy Together, Gallery Simon, 2013 014 Oh Won Bae Installation view of Drawings, 3 Acts 5 Scenes: Happy Together, Gallery Simon, 2013 015 Oh Won Bae Installation view of Drawings, 3 Acts 5 Scenes: Happy Together, Gallery Simon,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