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42~71층 위치 ‘시그니엘 레지던스’
펜트하우스 18가구, 법인 13가구·개인 5가구 소유
슈퍼펜트 전용 795㎡, 게임 개발자·롯데물산 소유
앤티가바부다·대만 국적 소유주도…전액 현금 구입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세계 마천루 7위’, ‘국내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 1위’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롯데월드타워에 위치한 초고가 오피스텔 시그니엘 레지던스 펜트하우스 소유주 중 70% 이상이 법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가격 자체가 워낙 높은데다 수백만원에 달하는 관리비, 세금 등의 부담으로 개인 소유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 소유주 중에선 대만, 앤티가바부다 등의 국적을 가진 이들도 있었다.
4일 헤럴드경제가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 레지던스 펜트하우스 18가구(펜트하우스 7가구·서브펜트하우스 11가구)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개인 명의는 5가구, 법인 명의는 13가구였다.
2017년 4월에 준공된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롯데월드타워 42~71층에 조성된 고급 주거시설로 총 223가구 규모다. 이 중에서도 57~58층에 위치한 더블하이 타입 11가구, 68~71층에 위치한 복층형 7가구가 펜트하우스에 속한다. 더블하이 타입은 단층 구조이지만 층고가 2개층 높이로 지어져 서브펜트하우스로 분류되고, 복층 7가구는 전용면적 483~795㎡(200~300평형) 등으로 구성돼 있다.
더블하이 타입 11가구는 한 가구를 제외하곤 모두 2021년에 거래됐는데 가격이 65억7558만원~106억8309만원 수준이었다. 지난 2019년에 분양된 가구는 76억8735만원에 팔렸다. 7가구가 법인 소유였는데 대부분 근저당권이 집값의 80% 이상 설정돼 있다. 일례로 한 부동산 개발 법인은 지난 2021년 67억32만원에 한 가구를 매입했는데, 등기일과 같은 날 66억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나머지 4가구는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데 소유주 연령대는 30대~60대까지 다양했다. 1956년생 A씨와 1979년생 B씨는 지난 2021년 6월 더블하이 타입 한 가구를 74억3292만원에 분양받았는데 근저당이 잡혀 있지 않아 전액 현금으로 구입한 것으로 추측된다. C씨(1984년생)와 D씨(1989년생)가 공동 소유하고 있는 한 가구는 분양가가 70억2900만원이었고, 근저당 60억원이 잡혀있다.
영국 국왕이 국가 원수를 맡고 있는 카리브해 섬나라 앤티가바부다(Anitgua&Barbuda) 국적의 소유주도 있었다. 1979년생 E씨는 앤티가바부다국인으로 2021년 5월 86억4765만원 전액 현금으로 매입했다. 앤티가바부다는 국가개발기금 기부 및 부동산 투자 등을 통해 시민권을 비교적 쉽게 취득할 수 있어 이를 통해 과세를 피하려는 자산가들이 모이는 나라로도 알려져 있다.
68~71층에 위치한 7가구 중 가장 면적이 넓은 전용 795㎡ 두 가구 중 한 가구는 김재영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의장 소유다. ‘블레이드’,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의 모바일 게임 개발자인 김 의장은 2021년 매입 당시 334억2933만원 전액 현금으로 구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른 한 가구는 아직 롯데물산 소유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임원 거주 등의 목적으로 매각을 보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용 483㎡ 5가구는 법인 소유 3가구, 개인 소유 2가구였다. 1980년생 F씨가 지난 2021년 212억원에 매입했고, 대만 국적 G씨는 2018년 220억671만원 전액 현금으로 분양받았다.
법인은 183억~190억의 가격으로 매입했는데 그 중 한 가구는 지난해 2월 보증금 120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시그니엘 레지던스 펜트하우스 외 다른 타입 가구에는 배우 조인성, 가수 김준수, 방송인 클라라 등 유명인사 및 정재계 인사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에는 야구선수 황재균, 걸그룹 티아라 멤버 지연 부부의 신혼집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앞서 입주 3~4년차까지도 높은 분양가에 공실이 절반 이상 됐던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지난 2022년 초 전 가구가 완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