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주택 갑론을박 잘 알아…대안 만드는 게 정치”

“평생 임대주택 살게 만드는 정책이란 세간의 오해”

이재명, 여야 국회의원 전원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7일 "여야 모든 국회의원 분들께 기본주택 입법 논의를 부탁드리는 문자와 이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야를 떠나, 국민의 주거기본권이라는 국가의 의무를 다하는 데 국회가 힘을 모아주시길 당부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회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자신의 공약인 기본주택 법안을 치열하게 논의해달라는 요청이다.

자신이 여야 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 전문도 공개했다.

이 후보는 메시지에서 "집 한 채 사려면 영혼까지 끌어모아 빚을 내야 하는 나라에서, 노동해서 버는 돈으로 치솟는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청년들이 절망하는 나라에서 주거기본권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면서 "국회가 함께 나서주십시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고 청년에게 희망을 돌려줄 정책적 대안,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는 일에 힘을 모아달라. 그 대안으로 기본주택을 검토해주십사 하는 말씀을 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는 "집값을 안정시키고 집 없는 서민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려면 무엇보다 공급물량 확대가 중요하고, 특히 고품질 공공주택인 기본주택을 대량 공급해야 한다"며 "오래된 문제에는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본주택에 대한 '오해 풀기'에도 나섰다.

이 후보는 "기본주택을 일컬어 ‘평생 임대주택 살게 만드는 정책’이라는 세간의 오해가 있습니다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기본주택은 국민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여 내 집 마련의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주택, 그것도 좋은 입지와 우수한 품질까지 갖춘 주택이 있다면, 굳이 빚을 내 비싼 집을 살 필요가 줄어들고, 수요가 줄어들면 자연스레 집값도 안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주택을 두고 많은 갑론을박이 있는 것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정책에 대해 찬반 논란만 이어가는 것은 정치가 할 일이 아니다.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국민 삶을 바꿀 다양한 해법들을 경쟁하게 해 결국 대안을 만드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재차 "이번 정기국회에서 기본주택 법안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해달라. 기본주택이 결코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기본주택을 둘러싼 진지한 논의가 부동산 공화국을 해소할 소중한 첫 걸음이 되리라 믿는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하는 이 후보가 공개한 메시지 전문

존경하는 국회의원님께 인사드립니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이재명입니다.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진다.” 헌법 제35조입니다. 국민의 주거 안정을 보장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입니다.

하지만 많은 국민께서 국가가, 나아가 정치가 그 의무를 다하고 있지 않다고 여기실 것입니다. 집 한 채 사려면 영혼까지 끌어모아 빚을 내야 하는 나라에서, 노동해서 버는 돈으로 치솟는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 청년들이 절망하는 나라에서 주거기본권은 공염불에 불과합니다.

국회가 함께 나서주십시오. 높은 집값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여당, 그런 여당을 비판해온 야당, 결국 모두 부동산 문제 해결을 주창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고 청년에게 희망을 돌려줄 정책적 대안,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는 일에 힘을 모아주십시오.

그 대안으로 기본주택을 검토해주십사 하는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 ‘공공주택 특별법 일부개정안’(이규민 의원안), ‘토지 임대부 기본주택 공급 촉진을 위한 특별법안’(박상혁 의원안), ‘토지분리형 분양주택 공급 촉진을 위한 특별조치법안’(노웅래 의원안) 등 기본주택을 제도화할 법안 4건이 국회에 발의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가구 대비 주택 보급율은 100%에 이르지만 무주택 가구는 절반에 가깝습니다. 집값을 안정시키고 집 없는 서민들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려면 무엇보다 공급물량 확대가 중요하고, 특히 고품질 공공주택인 기본주택을 대량 공급해야 합니다.

오래된 문제에는 새로운 해법이 필요합니다. 기본주택을 일컬어 ‘평생 임대주택 살게 만드는 정책’이라는 세간의 오해가 있습니다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오히려 기본주택은 국민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여 내 집 마련의 가능성을 높여줄 것입니다.

높은 집값을 지탱하는 수요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정말 필요해서 집을 사고자 하는 실수요도 있지만, 공포수요도 상당합니다.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집값이 더 오를 것이 뻔하기에, 평생 전세나 월세를 떠돌며 주거 불안에 시달릴 것이라는 공포로 인해 집을 사려는 국민이 많습니다.

기본주택이 대안이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주택, 그것도 좋은 입지와 우수한 품질까지 갖춘 주택이 있다면, 굳이 빚을 내 비싼 집을 살 필요가 줄어들고, 수요가 줄어들면 자연스레 집값도 안정될 수 있습니다.

기본주택을 두고 많은 갑론을박이 있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책에 대해 찬반 논란만 이어가는 것은 정치가 할 일이 아닙니다. 사회적 논란 속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국민 삶을 바꿀 다양한 해법들을 경쟁하게 하여 결국 대안을 만드는 것이 정치의 역할입니다.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만들어낼 수 없습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기본주택 법안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해주십시오. 기본주택이 결코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기본주택을 둘러싼 진지한 논의가 부동산 공화국을 해소할 소중한 첫 걸음이 되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