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평소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한 회사원 박 모씨(42)는 오랜만에 시간을 내서 아이들과 도시락을 준비해 가까운 산을 찾았다. 오랜만의 여행덕분에 가족과의 여행은 자연을 느끼지 충분했지만, 그것도 잠시. 준비해온 커피 한잔을 마셔서 인지 복통과 함께 식은땀이 나기 시작하더니 결국 화장실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 번 찾아온 증상은 멈추지 않았고 그렇게 A씨는 화장실과 가족들 사이를 오가며 오랜만에 외출을 망치고 말았다.
▶원인 없는 복통, 설사가 사람 잡는다 박 씨와 같이 갑작스런 복통과 설사를 일으키는 질병은 다양하다. 하지만 특별한 이상을 찾을 수 없는 질병중 하나는 바로 ‘과민성대장증후군’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일종의 기능적 소화관 이상으로 대장의 기질적 이상을 찾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이고 반복적으로 복통을 느끼거나 변비, 설사 등의 증상이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모든 소화기질환 중 가장 흔한 것으로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아직까지 확실한 이유가 밝혀져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의 운동이상이 장의 감각기능 이상, 심리적인 스트레스, 급성 장염 등 다양한 원인이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주된 증상은 하복부 통증과 함께 변비나 설사 또는 변비와 설사가 번갈아 가면서 나타나기도 한다. 증세는 반복적이지만 간헐적으로 나타날 뿐만 아니라 배에 가스가 차거나 아랫배의 통증이나 불쾌감이 있을 수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원인 중에 하나가 바로 음식인데 기름진 음식이나 술, 카페인 등 대장에 과민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음식들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과도한 스트레스 역시 증상을 악화시키는 큰 원인 중 하나다.
▶혈변, 체중감소 동반하면 병원 찾아야
과민성대장증후군은 그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으며, 확진할 수 있는 검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즉 대변검사, 대장 내시경, 혈액검사 등 기본적인 검사를 실시하여 기질적인 이상을 찾을 수 없는 경우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특히 음식이나 스트레스에 의해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증상의 정도에 따라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증세와 함께 체중감소와 혈변, 빈혈, 심한 통증 등의 증상이 동반되거나 50세 이상에서 이런 증상이 처음 생긴 경우는 꼭 대장 내시경 검사, 복부CT 검사 등 정밀진단이 필요하다. 이 경우 과민성대장증후군보다는 다른 질병으로 인해 증세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꼭 정밀진단을 통한 검사가 필수다.
▶스트레스 낮추고 식사습관 바꿔야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만성적인 병이기 때문에 완치가 힘들지만 자신에게 맞는 치료와 함께 생활 습관을 개선한다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며 증세를 호전시킬 수도 있다. 즉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스트레스와 환경적 요인이 주요 원인 중의 하나이므로 그러한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해결방법 중의 하나이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증세가 심해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며, 장 기능의 활성화를 위해 적당한 운동과 규칙적인 식생활 습관도 중요하다. 이와 함께 변비 증상이 있는 경우 섬유소가 많이 든 음식을 먹는 것이 좋으며 지방질의 음식 섭취를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생활습관의 개선과 함께 약물치료를 병행할 수 있는데 약물은 대장 운동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된다. 약물 치료의 경우 심한 복통이나 배변 습관의 변화, 복부 팽만의 증상 등에 치료를 한다. 장운동을 정상화 시켜가면서 지속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과민성 장증후군의 진단은 증상에 근거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기질적인 문제를 배제하기 위해 증상이 지속될 경우 병원을 찾아 자세한 병력과 검사를 받아야 하며 기타 혈액검사나 대변 기생충 검사, X선 촬영, 내시경 검사, 바륨 관장 등을 시행 받아야 한다.
설사가 주 증상인 경우 약 2주 정도 우유와 같은 유당이 포함된 음식을 금하도록 하여 유당 불 내성에 의한 증상인지 확인하여야 하며 변비가 주 증상인 경우 대장 무력증과 항문관 경련증 등과 감별 진단하여야한다.
특히 이러한 증상이 있으면서 빈혈이나 체중감소, 열감 등이 있거나 대변에 혈액이 보이면 다른 심각한 기질적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바로 전문의와 상의하여 필요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3개월간 한 달에 3번 이상, 다음 3가지 증상 중 2가지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진단한다.
① 복통이나 불쾌감이 배변 후에 호전된다.
② 복통이나 불쾌감이 동반되어 배변 횟수가 변한다. (하루에 4번 이상 또는 4일에 1번 이하)
③ 복통이나 불쾌감이 있으면서 대변의 형태(굳기)가 변한다. (너무 무르거나 딱딱해짐)
<도움말: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조 교수,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구자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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