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엔카매각에 담긴 의미는… 글로벌 트렌드 ‘카2.0’에 동승 전기차배터리에도 역량 집중 SK(주)의 SK엔카 매각은 달라진 자동차사업의 패러다임에 맞춰 SK의 큰 그림이 달라졌다는 신호다.
기존 중고차를 매매하는 오프라인 형태의 사업에서 카셰어링 등 플랫폼 비즈니스, 자율주행차, 전기차 배터리 등 새로운 사업 모델로 역량을 집중한다는 청사진이다. 단순한 매매사업보다는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그룹 계열사가 가진 동력을 십분 활용해 최근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는 미래 먹거리 분야로 그룹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포석이다.
그동안에도 SK는 시장 변화에 따라 자동차사업의 행보를 달리했었다.
SK 사내벤처로 시작한 SK엔카를 그룹 내 계열사로 키운 것도 그 일환이다. 여기에 오프라인 중심이던 중고차시장에서 온라인 매매 개념을 적극 도입했다. 2014년 호주 온라인 자동차기업인 카세일즈홀딩스와 합작해 SK엔카닷컴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IT서비스 최전선에 있는 SK C&C가 당시 설립을 주도한 것도 중고차 매매에 빅데이터 분석 등 IT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시도였다.
더 나아가 자동차사업이 4차산업혁명을 이끄는 주요 분야로 부상하면서, 단순한 매매 산업으로는 한계를 느끼고 신성장 동력으로 자동차 분야의 큰 그림을 수정, 이번 SK엔카 매각을 단행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SK(주) 측은 SK엔카매각에 대해 “미래성장사업으로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중고차 사업을 털고 SK가 미래 먹거리로 우선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자율주행차다.
최근 자동차업계, 통신 등 다방면에서 자율주행차 사업에 주력하면서 시장의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SK는 자율주행차의 기반이 될 5세대(5G) 통신 등에서 발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SK텔레콤을 필두로 자율주행차 시장 초기 주도권 선점에 동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카세어링 분야도 힘을 싣는다. 실제 SK(주)는 그룹 내 주요 화두인 ‘공유경제’의 일환으로 카셰어링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카셰어링 업체인 쏘카(SOCAR)에 투자해 20%의 지분을 확보했고, 올해 9월에는 미국 카셰어링 1위 업체인 투로(Turo)에 지분투자를 진행했다.
투로 지분 투자 당시 SK 측은 “미래에는 차량 소유와 이용 형태에서 근복적인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며 자동차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관련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란 뜻을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역시 SK가 주목하는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그룹 내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차세대 전지로 불리는 NCM811을 내년께 양산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올해 내에는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유럽 내 공장 부지 선정을 확정할 계획이다.
박세정ㆍ손미정기자/s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