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집안에 화장실 설치”

인도 정부가 전 세계인의 공분을 사고 있는 ‘여성 성폭력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10대 소녀를 상대로 한 윤간과 린치, 성폭력을 정당화하는 잇따른 정치인 망언 등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성폭력을 단절하기 위해 인도 정부가 ‘무관용’ 대처 원칙을 천명한 것이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프라납 무커지 인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내각이 풀어갈 국정 과제의 하나로 성폭력 근절 대책을 제시했다.

무커지 대통령은 “정부는 여성 폭력에 대해 무관용 방침을 가질 것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형사 재판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날 연설에서 모디 정부는 각 가정에 옥내 화장실을 설치하는 대책을 펼 것을 약속했다. 인도에선 12억5000만 인구의 거의 절반 가량이 들판 등 옥외에서 ‘볼 일’을 보고 있으며, 특히 여성은 단정한 몸가짐을 이유로 바깥이 어두워진 다음에야 야외로 나가 성폭력범의 공격에 노출되기 쉽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발생한 성폭력 피해자도 집안에 화장실이 없어 저녁녘에 들판에 나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인도 경찰 통계에 따르면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는 2012년에 전년 대비 6% 증가한 24만4270건에 달했다.

아울러 무커지 대통령은 여성의 사회 진출을 늘리기 위해 의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몫으로 33%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