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특보는 ‘체감온도’, 한파특보는 ‘실제 기온’
겨울 체감온도는 생활기상정보로 따로 제공
미국은 체감온도로 한파경보, 일본은 지역별 기준 적용
2010년 ‘동파 급증’ 근거로 정한 한파특보 기준, 16년째 그대로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폭염특보는 2023년부터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발표되지만 한파특보는 2010년 도입한 ‘아침 최저기온 영하 12도 이하 2일 이상’ 기준을 비롯해 지금도 실제 기온만 기준으로 사용한다.
6일 기상청 날씨누리의 ‘기상특보 종류와 발표기준’에 따르면 한파주의보는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두 기준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면 발표된다.
한파주의보가 발효되는 기준은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 이상 하강하여 3℃ 이하이면서 평년값보다 3℃ 이상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와 ‘아침 최저기온 -12℃ 이하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다.
한파경보는 같은 구조에서 하강 폭 15℃, 최저기온 영하 15도를 기준으로 쓴다.
폭염특보는 기준이 바뀌었다. 기상청은 2020년 5월부터 체감온도 기반 폭염특보를 시범 운영했고 2023년 5월 15일부터 정식으로 적용했다.
현행 폭염주의보 기준은 ‘일 최고 체감온도 33℃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다.
겨울 체감온도도 계산은 한다
기상청은 겨울철 체감온도도 따로 산출한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겨울철 체감온도는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기온과 10분 평균 풍속을 넣어 계산하고, 기온 10도 이하·풍속 초속 1.3m 이상일 때만 산출한다. 한파특보 운영 기간과 같은 기간이다.
체감온도는 외부에 있는 사람이나 동물이 바람과 한기에 노출된 피부로부터 열을 빼앗길 때 느끼는 추운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다.
체감온도가 영하 10도에서 영하 25도 사이면 ‘주의’ 단계로 오래 노출될 때 저체온증 위험이 있다. 영하 25도에서 영하 45도 사이인 ‘경고’ 단계에서는 10~15분 안에 동상에 걸릴 수 있다.
겨울 체감온도는 생활기상정보로 제공되지만 한파특보 발표 기준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겨울 체감온도는 기온보다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고, 바람은 지형과 건물에 따라 같은 지역 안에서도 크게 달라진다.
‘영하 12도’는 동파에서 나왔다
한파특보의 영하 12도 기준은 2010년 12월 1일 처음 적용됐다.
기상청은 2010년 11월 30일 보도자료 ‘기상청, 한파특보 발표기준 개선’에서 그전까지 한파주의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한파경보는 15도 떨어질 때만 발표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기존 기준을 두고 “추위가 며칠간 지속될 경우에는 특보 발표기준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피해예방 차원에서 특보의 효력이 미흡하였다”고 설명했다.
영하 12도를 고른 근거로는 “영하 12도는 최근 1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일 최저기온 중 낮은 쪽에서 5%에 해당하는 기온으로, 영하 12도가 일정기간 지속되면 동파가 급증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고 밝혔다.
현행 기준에는 2010년 개선안에 없던 ‘3℃ 이하’ 조건이 더해졌다.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지더라도 아침 최저기온이 3도 이하로 내려가야 한파주의보가 나온다.
영하 12도와 영하 15도 기준은 2010년 이후 16년째 그대로다.
추위로 인한 건강 피해는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2026년 3월 11일 발표한 ‘2025-2026절기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결과’에 따르면 2025년 12월 1일부터 2026년 2월 28일까지 한랭질환자는 364명으로 전년 334명보다 1.09배 많았다. 추정 사망자는 14명으로 전년 8명의 1.75배였다.
한랭질환자의 79.7%는 저체온증이었고 65세 이상이 57.4%, 실외 발생이 75.0%를 차지했다.
추위 관련 사망 대부분은 극한 한파보다 적당히 추운 날에 발생한다는 국제 연구도 있다.
토니오 가스파리니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2015년 영국 의학저널 랜싯에 실은 논문에서 한국을 포함한 13개국 384개 지역의 사망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 사망의 7.29%가 추위와 관련 있었고, 극한 기온과 관련된 사망은 1%에 못 미쳤다.
기상청 영향예보추진팀도 2021년 한국기상학회 학술대회에서 “경고 이상의 한파위험수준이 발표된다면 다음 날 한랭질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라면서 “한파영향예보가 한파피해를 줄이는 데 실효성이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미국은 바람 반영해 경보, 일본은 지역마다 따로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바람을 반영한 체감온도로 한파 경보를 내고 있다. NWS는 2024년 10월 1일부터 ‘풍속냉각 주의보(Wind Chill Advisory)’와 ‘풍속냉각 경보(Wind Chill Warning)’를 ‘한파 주의보(Cold Weather Advisory)’와 ‘극한 한파 경보(Extreme Cold Warning)’로 이름을 바꿨다.
당시 NWS는 “이번 변경은 바람이 있든 없든 추위가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기상청도 실제 기온을 기준으로 쓰지만 한파 관련 주의보인 저온주의보(低温注意報) 기준은 지역마다 따로 정한다.
일본 기상청 발표기준에 따르면 도쿄 지요다구의 겨울철 저온주의보 기준은 최저기온 영하 7도 이하다. 같은 도쿄도라도 산지인 다마 서부는 영하 9도 이하를 기준으로 사용한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2023년 6월부터 기상청(Met Office)과 함께 ‘날씨·건강 경보(Weather-Health Alert)’를 운영한다.
특정 온도 하나를 넘으면 경보를 내던 방식에서 벗어나 기온 기준에 추위의 지속 기간, 영향을 받는 지역 수, 악화 가능성을 함께 따져 경보 단계를 정한다.
한국 기상청도 겨울에 체감온도를 계산해 생활기상정보로 내놓는다.
한파특보의 영하 12도 기준은 2010년 수도관 동파 분석을 근거로 정한 실제 기온 기준으로 서울과 제주, 강원 산지에 같은 숫자가 적용되고 있다.
dbsdn1110@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