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
1심 징역 1년6개월 집유 3년·2심 항소기각
확정 시 당선무효…선거 보전비용 반환해야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20대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2심에서도 1심과 같이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나왔다. 만일 이대로 향후 유죄 및 형량이 확정될 경우 윤 전 대통령이 소속됐던 국민의힘은 당시 대선 때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서울고법 형사2-1부(부장 백승엽 황승태 김영현)는 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 2심에서, 윤 전 대통령 항소를 기각하고 1심이 선고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면 원심(1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까지 평가하기 어렵다”며 “본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 재량을 존중하는 게 맞다고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심 판결 일부 잘못된 기재만 수정한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2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과거 윤대진 검사의 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형사사건과 관련해 윤 전 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있는데도 없다고 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22년 1월 취재진에게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수차례 만난 사실이 있는데도 없다고 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있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같이 두 가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변호사 소개 관련 발언 혐의와 관련해 2심 재판부는 “허위 사실을 공표한 게 맞다”며 “법률적 뿐 아니라 사실적 관점에서도 변호사를 소개시켜주지 않았다고 표현함으로써 소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 기간 검사로서 법률과 언어를 다루는 일을 수행한 점을 고려할 때 자신의 발언이 일반 선거인에게 객관적 사실과 다르게 이해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건진법사 만남 관련 발언 혐의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2심 재판부는 “당시 국민의힘 선거캠프에선 윤 전 대통령의 무속 의혹을 조기에 차단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윤 전 대통령은 배우자의 소개로 전씨를 만나 자신의 징계, 좌천, 사직 여부에 관해 조언을 듣기도 했음에도 전씨를 당 관계자의 소개로 우연히 만났다고 허위 사실을 말했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 과정에서 “1심 형량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될 뿐 아니라 보전 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해야 하므로 정당 전체의 존립이 위태로워지므로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그러한 사정에 지나치게 중대한 비중을 두면 입법의 영역을 법치의 영역에서 해결하는 결과가 생긴다”며 “공정한 선거 결과를 침해했는데도 단지 재판 결과에 중대한 결과가 초래된다는 점을 지나치게 중시해 형을 정할 경우 양형 판단이 왜곡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권자에게 올바른 판단 근거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 윤 전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함으로써 선거인의 올바른 선택권을 침해했다”며 “그런데도 수사 당시부터 2심 과정에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1심 형량을 부당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이날 2심 선고가 이뤄지는 동안 윤 전 대통령은 옆자리에 앉은 변호인과 귓속말로 상의하는 모습을 수시로 보였다. 주로 정면을 응시하다 재판부가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했을 땐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선고가 끝난 뒤 방청석에선 지지자들이 “이게 재판이냐”며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경위에 의해 제지됐다.
선고 직후 윤 전 대통령 측은 “정치적 공방에 대한 해명을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은 이번 판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 사건은 향후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공직선거법상 대선 후보자가 당선되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거 비용 전액을 보전받는다. 하지만 이후 선거 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당선이 무효가 되고, 소속 정당은 보전받은 선거 비용을 반환해야 한다. 이번 2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은 397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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