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저항 1만배 낮춘 투명전극 적용
- 최고효율 12.32%, 건물·농경지 활용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태양전지 앞면에 내리쬐는 햇빛뿐 아니라 바닥에서 반사되는 빛까지 전기로 바꾸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존 태양전지가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뒷면의 빛까지 발전에 이용할 수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에너지환경연구부 황대규·김대환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투명 고분자 전극을 활용해 앞뒤 양쪽에서 빛을 흡수하는 ‘양면형 안티몬계 박막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기존 태양전지는 주로 앞면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전기로 바꾼다. 하지만 실제 설치 환경에서는 지면이나 건물 외벽 등에 반사된 빛도 상당하다. 이러한 반사광까지 활용하면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문제는 태양전지 뒷면에 설치되는 전극이다. 양면 발전을 구현하려면 빛이 통과할 만큼 투명하면서도 생산된 전기를 손실 없이 모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기존 전극은 빛 투과율과 전기전도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특수 전도성 고분자를 여러 층으로 쌓아 투명 후면전극을 제작했다. 특히 전도성 고분자에 첨가제인 디메틸설폭사이드(DMSO)를 넣어 전기적 특성을 정밀하게 조절했다.
그 결과 빛을 통과시키는 투명성을 유지하면서도 전류 흐름을 방해하는 전기저항을 기존보다 약 1만배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를 적용한 안티몬계 태양전지는 앞면에서 빛을 받았을 때 8.2%, 뒷면에서 빛을 받았을 때 3.3%의 광전변환효율을 기록했다.
연구팀은 한발 더 나아가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을 흡수하는 태양전지 두 개를 결합했다. 안티몬계 태양전지를 상부에 배치하고 구리·인듐·셀레늄(CuInSe₂) 태양전지를 하부에 결합한 ‘4단자 탠덤 구조’다.
제작한 탠덤 태양전지는 최고 12.32%의 광전변환효율을 달성했다. 특히 앞면과 뒷면에 각각 표준 태양광 세기의 빛을 동시에 비췄을 때 단위면적당 발전출력은 18.81mW/㎠에 달했다.
이번 기술은 건물 외벽이나 지붕에 설치하는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 농작물 재배와 발전을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면 반사광이 많은 환경에서 추가 발전량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소면적 실험에서 확인한 성능을 대면적 태양전지에서도 구현해야 하며, 투명 고분자 전극의 장기 내구성과 실제 외부 환경에서의 안정성도 검증해야 한다. 연구팀은 한 달간의 보관 안정성을 확인했지만 장기 운전 성능과 제조비용 개선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황대규·김대환 책임연구원은 “투명 고분자 후면전극을 통해 안티몬계 태양전지의 양면 발전 가능성과 탠덤 태양전지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전극과 빛 흡수층 사이의 계면과 광학 구조를 최적화해 발전 성능을 더욱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