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질자원연, CO₂ 분리·농축 생략한 ‘무포집 광물탄산화’ 기술 개발
- 발전소 배기가스·산업폐기물 직접 활용, 탄산칼슘·비료 원료 생산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발전소 굴뚝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CO₂)를 별도로 포집하지 않고 건설자재와 비료 원료로 바꾸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발전소와 산업시설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배가스)를 직접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탄산염 광물로 전환하는 ‘무포집 광물탄산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물탄산화는 이산화탄소를 칼슘(Ca)이나 마그네슘(Mg) 성분과 반응시켜 탄산칼슘 등 고체 형태의 탄산염을 만드는 기술이다. 생산된 탄산염은 건설자재와 산업용 원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를 고체 광물 형태로 고정할 수 있어 장기적인 탄소 저장 효과도 기대된다.
기존 탄소 포집·활용(CCU) 기술은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하고 농축하는 과정에 상당한 에너지와 비용이 필요했다. 이는 CCU 기술의 경제성을 떨어뜨리고 상용화를 가로막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지질자원연이 개발 중인 무포집 광물탄산화는 이 같은 포집 공정을 생략하고 배기가스를 반응기에 직접 투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별도의 이산화탄소 분리·농축 설비를 줄이면서 공정 에너지 소비와 운영비용을 낮출 수 있다.
대표적 성과는 석고를 활용한 무포집 광물탄산화 기술이다.
연구팀은 발전소 배기가스를 석고·암모니아 혼합물과 직접 반응시켜 탄산칼슘과 황산암모늄(유안)을 동시에 생산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탄산칼슘은 건설자재와 각종 산업용 원료로, 유안은 비료 원료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삼천포화력발전소에서 실제 배기가스를 활용한 실증을 수행해 산업 현장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재 기업과 함께 적용 가능한 원료를 확대하고 상용화를 위한 후속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철강산업에서 발생하는 슬래그를 활용한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슬래그는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칼슘과 마그네슘 등 광물탄산화에 필요한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성분이 뒤섞여 있어 그대로 탄산화하면 최종 제품에 불순물이 남아 품질과 경제성이 떨어질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간접탄산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먼저 추출제를 이용해 슬래그에서 칼슘과 마그네슘을 녹여낸 뒤 불순물이 포함된 고형물을 분리한다. 이후 추출액을 배기가스와 직접 반응시켜 고순도 탄산염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탄산염의 순도를 높여 고부가가치 산업용 소재로 활용할 가능성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추출제 회수·재활용 기술과 함께 원료 생산부터 최종 제품 제조까지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전과정평가(LCA)를 병행할 계획이다. 실제 탄소 감축 효과와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상용화의 관건이라는 판단이다.
조환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탄소자원화연구실장은 “CCU 기술이 산업 현장에 확산되려면 경제성과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함께 확보해야 한다”며 “비용과 환경 부담을 줄이는 광물탄산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