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개표 보류 요구 법원 제동

알래스카선 선거 결과 인증 중단 소송

“중간 선거 불복 여지 넓히나” 우려

법무부는 “불법 투표 단속” 주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게티이미지닷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게티이미지닷컴]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투·개표와 선거 결과 인증을 둘러싼 소송과 수사를 잇달아 벌이고 있다. 민주당 우세 지역인 캘리포니아에서는 비시민권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유권자의 투표지를 개표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구했고, 알래스카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상원의원 선거 결과 인증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런 조치가 선거 이후까지 결과를 둘러싼 분쟁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먼저 쟁점이 된 곳은 캘리포니아다. 미 법무부는 미국 시민권자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본 유권자 2만여명의 투표지를 따로 보류하고, 시민권 여부를 확인한 뒤 개표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부는 비시민권자의 연방선거 투표가 불법인 만큼 개표 전에 자격을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원은 법무부의 요구에 제동을 걸었다.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은 특정 유권자의 투표지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시민의 표까지 배제될 위험이 있다며 법무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9연방항소법원도 지난달 30일 이 판단을 유지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법원은 선거 관리 직원들에게 특정 유권자를 명부에서 삭제하거나 해당 투표지를 집계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행위도 금지했다.

유권자 명단의 정확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민주당 측 단체가 법무부 명단을 분석한 결과, 2만930명 가운데 8880명은 주 유권자 명부에서 일치하는 이름을 찾지 못했고, 미국 시민권자 22명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법무부는 해당 분석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알래스카에서는 공화당 현역 댄 설리번 상원의원과 이름이 비슷한 댄 J. 설리번 후보의 출마가 쟁점이다. 법무부는 두 후보의 이름이 유권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민주당 메리 펠톨라 후보가 승리할 경우 주 정부가 결과를 인증하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소송을 냈다. 뉴욕타임스가 펠톨라 후보 캠프 관계자들이 댄 J. 설리번 후보의 출마를 권유하는 데 관여했다고 보도한 뒤, 법무부는 관련자들에게 소환장을 발부하며 수사를 확대했다. 펠톨라 후보는 해당 사실을 몰랐다고 부인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각 주에 사회보장번호 일부 등 민감정보가 포함된 유권자 명부 제출도 요구했다. 자료 제출을 거부한 주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현재까지 결론이 난 27건에서 모두 패소했다고 CBS는 보도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29일에는 각 주 선거 관리자에게 선거 명부와 관련 기록을 보존하라고 서한을 보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가 선거의 신뢰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트렌트 매코터 법무차관 대행은 불법 투표를 단속하고 수사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시민의 표가 제대로 집계되도록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반면 법원은 캘리포니아 사건에서 연방정부의 요구가 적법한 유권자의 투표권을 침해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중간선거 결과가 나온 뒤에도 개표와 인증을 둘러싼 다툼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특히 선거 관리 권한이 주에 있는 미국에서 연방정부가 특정 투표를 보류하거나 결과 인증을 막으려는 시도가 어디까지 허용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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