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고성능 요격미사일 재고를 절반 이상 소진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별장 마러라고 클럽 인근에는 단거리 방공미사일 시스템이 배치된 사실이 확인됐다.

중동의 걸프 국가들이 이란과 친이란 세력의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주요 시설에 피해를 입고 요격미사일 부족까지 호소하는 가운데, 미국 대통령의 경호 현장에는 추가 방공 자산이 동원된 것이다.

미국 현지 방송 WPTV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클럽 인근 수면에 방공미사일 시스템 2대가 설치된 바지선이 포착됐다.

현지 매체 팜비치데일리뉴스도 앞서 23일 마러라고 서쪽 레이크워스라군에 떠 있는 바지선에서 미 육군의 어벤저(Avenger) 방공시스템 2대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머무는 별장 인근뿐 아니라 팜비치 국제공항에도 같은 방공시스템이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와 미국 북부사령부는 비밀경호국 요청에 따라 마러라고 일대에 방공 및 드론 대응 자산을 배치했다고 확인했다.

다만 군 당국은 구체적인 배치 이유와 작전 사항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조치가 특정 공격 첩보에 따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어벤저는 미군의 험비 차량에 스팅어 단거리 지대공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식 방공시스템이다. 저고도 항공기나 헬리콥터, 드론 등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 사용된다.

트럼프 대통령 경호에 어벤저가 동원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이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 동안 인근에 어벤저 방공시스템이 배치된 장면이 포착됐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요격미사일 재고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칼턴 헤일릭 연구원은 지난 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란전쟁으로 미국의 고성능 요격미사일 재고 절반 이상이 소모됐다고 분석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도 지난 9월 15일 보고서에서 8월 1일까지 소모된 방공 요격미사일을 다시 확보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131억달러로 추산했다.

특히 일부 요격미사일은 생산능력을 확대하더라도 재고를 보충하는 데 최소 5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7월 27일 보고서에서 당시 미국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잔여 재고를 1000발 미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요격미사일을 약 250발로 추산했다.

방공망의 취약성은 중동 걸프 국가들에서 발생한 피격 사례에서도 드러났다.

지난 10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은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받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최소 13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이 다쳤다. 사우디 당국은 방공망이 공격을 막지 못한 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후티 반군은 먼저 다수의 드론을 발사한 뒤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섞어 공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미사일은 비행 중 방향을 바꿀 수 있는 탄두를 탑재해 패트리엇 등 기존 방공체계의 요격을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스팀슨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요격미사일 부족뿐 아니라 조기경보 체계, 공격 무기의 비행 특성, 넓은 국토에 분산된 방공망 등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CBS뉴스는 지난 3월 11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걸프 국가들이 요격미사일 재고 부족을 미국 백악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걸프 국가들은 부족한 요격미사일 때문에 어떤 비행체를 격추하고 어떤 것은 요격하지 않을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국가들조차 모든 공격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다만 미국 정부는 방공능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미군 방어를 우선하면서 동맹국의 미사일 재보급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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