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밴스 부통령 서한 수령 확인

갈리바프 의장 “기존 조건 이미 전달”

美중부사령관, 트럼프에 공격옵션 보고

공습 준비 속 외교 접촉에도 입장차 여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게티이미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 재개를 준비하는 가운데 이란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의 서한을 수령하고도 기존 평화협상 조건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적 압박과 외교적 접촉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지만, 이란은 미국의 압박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30일(한국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란 준관영 타스님통신은 밴스 부통령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을 이란 측이 수령했다고 보도했다.

타스님통신은 서한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이란 정부가 답신을 준비하고 있는지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서한 수령 사실이 알려진 직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기존 협상 조건을 바꿀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란의 조건은 중재자들에게 여러 차례 명확하게 제시됐다”라며 “당근과 채찍 전략은 이란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갈리바프 의장은 과거 미국과의 전쟁 종식 협상에 참여했던 이란 측 핵심 인사 중 한 명이다. 다만 밴스 부통령의 서한을 직접 언급하거나 자신의 발언이 미국의 제안에 대한 공식 답변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서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습 재개 가능성을 거듭 경고하는 가운데 전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기자들에게 밴스 부통령이 서한을 보내 이란 측과 접촉하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평화협상 재개가 아닌 “의료용품과 여러 가지 물품” 등 인도적 지원을 위한 접촉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외교적 접촉과 별개로 양측의 군사적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 옵션을 직접 보고했다.

이 자리에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 등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에는 미군 장성들이 밴스 부통령과 별도로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중부사령관이 대통령에게 직접 군사작전을 보고하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가 미국의 대규모 공습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플로리다주 유세에서도 “우리는 또 한 번 작은 ‘장대한 분노’ 작전을 할 수 있다”며 추가 군사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미 국방부는 최근 몇 주 동안 중동 지역에 추가 방공장비와 탄약, 보급품을 보내며 새로운 공습 작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왔다. 동시에 이란의 보복 공격에 취약한 미군 기지에서는 일부 병력을 철수시켰다. 미 육군은 이스라엘 방어를 위해 패트리엇 방공 포대도 추가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란 역시 미국의 공격이 재개될 경우 중동 지역의 미군 시설과 미국의 동맹국인 걸프 국가들의 목표물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동 국가들의 중재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 테헤란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 파키스탄 고위 관리들이 참석한 회담이 열렸다. 참석국들은 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지만 공식적인 2차 회담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란 최고지도자 무즈타바 하메네이는 이번 주 초 미국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먼저 충족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협상의 핵심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과 미국의 해상 봉쇄 문제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있으며, 미국은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유지하고 있다. 양측이 군사적 압박을 이어가면서도 상대방의 선제적인 양보를 요구하고 있어 협상에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은 외교적 해결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군사적 대응 태세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29일 엑스에 올린 글에서 “우리의 용감한 군대는 조국을 수호할 준비가 완벽하게 돼 있지만, 이란은 외교가 성공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기회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말 이란에 대한 폭격을 시작한 이후 8개월 동안 이어진 전쟁으로 수천 명이 사망했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송에도 차질이 발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가 공습을 위한 군사적 준비를 강화하면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란이 기존 협상 조건을 고수하면서 양측의 입장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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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종료된 2026 회계연도 말 기준 미국 정부 내부 보유분을 제외한 연방정부 채무는 32조2000억달러(4경3164조원)로, GDP의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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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