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명목실효환율 94.83, 2024년 10월 후 최고
‘반도체 달러’에 주요국 통화 대비 가치↑
월평균 원/달러도 환율 넉 달 연속 하락세
“내년 상반기 중 1200원대 진입 시도할 것”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원화 가치를 주요 교역국 통화와 비교한 명목실효환율이 약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1600원대를 넘보던 원/달러 환율도 1320원대까지 떨어졌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원화가 아직도 약세”라며 환율 추가 하락 여지를 시사했다.
26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원화의 명목실효환율은 94.83(2020년=100)을 기록했다. 2024년 10월 9일(94.9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명목실효환율이란 주요 교역 상대국과 무역 비중을 반영해 통화 가치를 산출한 지표다. 지수가 높을수록 주요국 화폐 대비 원화의 가치가 높다는 뜻이다.
원화 명목실효환율은 코로나19 당시였던 2020∼2021년 100∼103에서 등락하다 비상계엄 사태 후 2024년 12월 말 91.26까지 떨어졌다. 이란전쟁 발발 직후인 올해 2월 말에는 85.9까지 하락했다. 이어 외국인 주식 리밸런싱(재조정) 영향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1560원대까지 치솟았던 지난 6월에는 81.99까지 더 떨어졌다.
하지만 하반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기업들의 원화 환전 수요 등에 원화가 급격히 강세로 전환되면서 명목실효환율도 오르고 있는 흐름이다.
실질실효환율도 마찬가지 흐름이다. 실질실효환율은 명목환율에 교역 상대국들과 물가 차이까지 반영한 지표다.
9월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92.73으로 전월(89.88)보다 3.2% 올랐다. 2024년 11월(93.43)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 6월 83.03으로 저점을 기록한 뒤 석 달 연속 오름세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2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몇 년간 달러가 강세여서 교역 상대국의 가중치를 고려한 BIS 실효환율을 보는 게 중요한데 8월 말 기준 BIS 실효환율은 89 정도로 평균(101)보다 낮아 원화가 아직도 약세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평균 원/달러 환율(주간 종가 기준)은 지난 6월 1528.0원까지 치솟은 뒤 7월 1488.9원, 8월 1404.4원, 9월 1358.8원으로 연이어 떨어졌다. 10월(23일까지)도 1337.2원으로 2024년 9월(1332.8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중 저가도 하락세다. 환율은 지난 16일 1328.9원으로 연저점을 경신한 뒤 19일 1327.6원, 20일 1325.4원, 21일 1322.8원, 22일 1321.2원 등 5거래일 연속 저점을 낮췄다. 2024년 10월 2일(1317.1원) 이후 최저치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인 원/달러 환율의 조정 폭과 국민연금의 환헤지(환율 변동 위험 회피) 중단에 대한 경계심 등을 고려하면 1320원 부근이 단기 저항이 될 수 있다”면서도 “수급의 힘과 내년 상반기 달러 약세를 반영해 상반기 중 1200원대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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