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 소재부터 논퀼팅까지…소재·디자인 차별 경쟁
무신사 거래액 718% 증가…경량 기술로 구매 유도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요즘 패딩은 속이 비치는 디자인이 대세입니다.” (휠라 관계자)
올해는 투명한 패딩이 인기다. 충전재를 감추는 대신 의도적으로 드러냈다. 보온성을 위해 두툼하고 단단한 외관을 강조하던 디자인도 달라졌다. 소재의 특징과 질감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하는 신상 경량패딩도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경량패딩의 차별화 포인트로 소재가 주목받고 있다. 속이 은은하게 비치는 시어(sheer) 소재부터 누빔선을 최소화한 논퀼팅 디자인까지, 기존 아웃도어 제품에서 보기 어려웠던 표현 방식이 경량 아우터에 적용되고 있다.
패딩은 겨울철 패션업계 매출을 좌우하는 핵심 상품이다. 롱패딩 열풍 이후 최근 3년간 경량패딩 인기가 이어지면서, 업계는 기존 수요를 지키는 동시에 새로운 구매 요인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비슷한 디자인이 반복되면 구매 매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시어 소재처럼 차별된 원단과 실루엣으로 추가 구매를 유도하려는 전략이다.
찬바람이 불면서 수요는 급증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무신사의 인기 검색어 1위는 경량패딩이었다. 무신사의 지난 8월 경량패딩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718% 증가했다. SSF샵에서 8월 20일부터 9월 27일까지 경량패딩을 구매한 고객 수는 전년 대비 101% 늘었다. 잠재 구매 의향을 보여주는 ‘장바구니 담기’ 고객 수도 384% 급증했다.
블랙야크·휠라 등 스포츠 브랜드도 시어 소재를 적용한 경량패딩 경쟁에 가세했다. 휠라 ‘에어플로우 경량 다운’은 유러피안 덕 다운(솜털 80%·깃털 20%)을 충전재로 쓰고, 10데니어(D) 시어 소재로 완성했다. 다운의 볼륨감은 그대로, 내부 구조가 은은하게 비치는 디자인이다. 사시 봉제 디테일로 입체감을 더하고 다양한 색상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블랙야크가 지난달 3일 선보인 ‘스톤마스터 라이트 다운자켓’도 인기다. 발매 이후 상품 페이지 조회수는 6만회 이상, 누적 판매량은 1만3000개를 돌파했다.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도 시어 소재로 차별화에 나섰다. 지난해 ‘씬라이트 후드 재킷’을 5만9900원에 선보여 인기를 끈 스파오는 올해 ‘시어 후드 재킷’을 출시했다. 가격은 6만9900원이다. 무신사 스탠다드도 시어 립스탑 후디드 라이트 다운 재킷을 12만9900원에 선보였다. 라이트 그레이, 블랙 등 일부 컬러는 품절됐다.
소재 외에도 디자인과 무게를 달리하는 시도도 꾸준하다. LF의 프리미엄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는 이번 FW(가을·겨울) 시즌 경량 아우터 라인 ‘노바(NOVA)’를 선보였다.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 중심이던 경량패딩 시장에서 소재와 컬러, 실루엣을 차별화해 패션성을 강화했다.
헬리녹스 웨어는 초경량 설계와 입체 구조를 앞세웠다. ‘이클립스 팩 다운 재킷’은 지난해 FW 시즌 출시 한 달 만에 완판됐다. 올해 ‘2026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최고상인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Best of the Best)’까지 받았다. L 사이즈 기준 320g에 800필파워 구스다운을 적용했다. 또 30개 입체 패널 구조로 털 빠짐을 막도록 설계했다. 이번 시즌에는 판매 물량을 늘리고 색상을 3종에서 4종으로 늘렸다.
뉴발란스는 ‘플라잉77 구스다운’에 7데니어 초경량 원사와 다운 삼출 방지 코팅 원단을 적용했다. 애쉬블루 등 색상 선택지를 넓혔다. 일부 후드형 제품은 출시 당일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량패딩은 매년 반복적으로 수요가 발생하는 겨울철 핵심 상품인 만큼 기존 제품과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재와 디자인은 물론, 무게와 활용도까지 세분화해 새로운 구매 수요를 창출하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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