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 출범 10개월

지난 7월 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찰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수조원대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총책을 압송하고 있다. [연합]
지난 7월 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찰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수조원대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총책을 압송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초국가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가 출범한 이후 해외 도피사범 송환이 늘고 해외에 거점을 둔 범죄로 인한 피해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스캠·마약·사이버범죄 등 초국가범죄에 대한 범정부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29일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를 출범시켰다. TF에는 경찰청·공소청·외교부·법무부·금융위원회·국가정보원·국세청·관세청·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10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범정부적인 협력을 통해 민생을 위협하는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총책급 핵심 조직원 잇따라 국내 송환

캄보디아→카자흐…거점 옮겨도 검거

TF는 단순 가담자를 넘어 해외에서 범죄 조직을 실질적으로 지휘하는 총책급 핵심 인물을 검거하는 ‘조직 와해형 수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4일에는 아랍에미리트(UAE) 현지 당국과 공조해 10조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 총책을 국내로 송환했다. 이어 10여년간 해외 도피 생활을 하며 3조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총책과 개발자 등도 송환했다.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말단 구성원 검거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에 숨어 범죄를 기획·지휘하는 머리까지 추적·검거해 범죄 조직 자체를 와해하겠다”고 밝혔다.

또 단속을 피해 다른 국가로 거점을 옮긴 범죄조직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는 ‘원점 타격’에 나서고 있다.

TF는 캄보디아의 단속 강화를 피해 카자흐스탄으로 거점을 옮긴 한국인 스캠 조직을 추적한 끝에 지난 7월 23일 조직원 14명을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

정부 관계자는 “특정 국가에 대한 일회성 단속을 넘어 범죄조직이 어디로 이동하더라도 새로운 거점을 다시 찾아내 원점에서 타격하는 상시 대응 체계가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경찰청은 지난 8월 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범정부TF가 알마티에서 현지에 있는 스캠조직원 14명을 검거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소속 조직원 5명도 붙잡았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경찰이 현지에서 스캠 범죄 조직원들을 검거한 뒤 신원을 확인하는 모습. [연합]
경찰청은 지난 8월 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범정부TF가 알마티에서 현지에 있는 스캠조직원 14명을 검거하고 국내에 체류 중인 소속 조직원 5명도 붙잡았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경찰이 현지에서 스캠 범죄 조직원들을 검거한 뒤 신원을 확인하는 모습. [연합]

초국가범죄 사범 검거, 작년比 150%↑

해외유입 마약 1339㎏ 적발…역대 최다

TF는 범정부 대응이 실질적인 범죄 피해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1~9월 동남아 지역에서 검거된 초국가범죄 사범은 834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해 2.5배 증가했다. 이 기간 해외로 도피한 사범 국내 송환도 254명에서 655명으로 2.6배 늘었다. 캄보디아 거점 스캠 관련 납치·감금 피해 신고는 386건에서 19건으로 95% 급감했다.

같은 기간 총 1339kg에 달하는 마약이 해외에서 유입되기 전 적발됐다. 이는 국내 반입 목적의 적발 건으로 따졌을 때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4%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 밖에도 경찰청·외교부·법무부·국정원 등 관계기관 간 공조를 통해 필리핀에 수감 중이던 ‘마약왕’ 박왕열을 지난 3월 25일 국내로 인도했다.

정부는 초국가범죄 예방을 위한 법·제도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있다.

지난 6월부터 시행된 금융위 ‘신종피싱 의심계좌 거래정지 제도’는 피싱범죄 이용이 의심되는 계좌에 대한 거래를 선제적으로 정지해 범죄자금의 흐름을 조기 차단하고 있다.

또 지난 8월부터 법무부의 ‘독립몰수제’ 관련 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범인이 사망하거나 해외로 도피하더라도 범죄수익을 몰수·추징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다.

“‘한국인 건드리면 안된다’ 해외에 각인할 것”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있는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 사무실을 방문해 캄보디아 현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과 화상통화하며 격려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있는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 사무실을 방문해 캄보디아 현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과 화상통화하며 격려하고 있다. [연합]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TF에 “초국가범죄가 국민의 삶을 파괴하고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며 “‘한국인을 건드리면 패가망신한다’는 사실을 동남아 현지에도 적극 알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을 범죄의 표적으로 삼으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대통령의 메시지를 초국가범죄 조직에게 확실히 각인시킨다는 방침”이라며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관계기관의 유기적인 공조를 바탕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초국가범죄가 근절될 때까지 정부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라고 밝혔다.


ar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