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동 ‘현대연립’, 향후 재개발 가능성에 수요 집중

2채에 각각 23명·7명 응찰…낙찰가율 100% 넘어

“아파트 대체재로 연립·다세대 투자 수요증가”

서울 강남구의 빌라촌 모습. [헤럴드DB]
서울 강남구의 빌라촌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가팔라지며 재개발 추진 빌라(연립·다세대주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경매시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인 낙찰률은 저조하지만 정비사업 가능성이 있는 빌라 중심으로 응찰자가 몰리며 입찰가격 대비 수억원 웃돈을 얹어 낙찰받는 사례도 잇따르는 양상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으로 아파트 입주권을 확보하려는 투자수요·실수요가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가락동 ‘현대연립’ 131㎡(이하 전용면적)는 지난 19일 최저입찰가 8억8800만원에 2회차 경매가 진행돼 12억7770만원에 낙찰됐다. 23명이 경매에 참여했는데, 감정가 11억1000만원보다도 1억원 이상 웃돈을 얹어 매수한 것으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15%다.

같은 날 현대연립 157㎡도 최저입찰가 10억800만원에 이뤄진 2회차 경매에 7명이 응찰해 14억999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최저가와 비교해 5억원 가까이 높은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감정가(12억6000만원)보다도 2억원 이상 높다.

경매시장에서 대다수의 빌라가 유찰이 거듭되는 상황 속에서 여러명의 응찰자가 몰리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10월 들어서 낙찰가율 등 경매 지표들이 떨어지는 추세인데 이런 분위기에 20명 넘게 몰린 건 드문 사례”라며 “빌라가 낙찰되는 경우는 재개발 호재가 있는 입지 좋은 물건이거나 낙찰자의 보증금 인수 부담이 없는 물건뿐”이라고 말했다.

이는 강남3구에 속하는 송파구 가락동에 위치한 데다가, 정비사업을 추진했던 전례가 있어 향후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신축 아파트 조성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현대연립이 위치한 가락동 32번지 일대는 가락2지역주택조합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던 구역이다. 2024년 조합설립인가가 취소된 이후 구체적으로 확정된 정비계획은 없지만 향후 재개될 가능성을 염두한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재개발 추진 시 사업성의 핵심 지표가 되는 대지지분이 넓어 투자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 현대연립 131㎡의 경우 대지면적이 140㎡(43평), 157㎡ 물건은 대지면적이 168㎡(51평)에 달한다.

강 소장은 “대지지분이 거의 단독주택과 다름없는 수준”이라며 “나중에 재개발이 추진되면 권리산정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해 선호도가 더 높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 또한 “아파트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대체재로 정비사업 이슈가 있는 연립·다세대 시장으로 진입하는 양상”이라며 “송파 빌라 사례 또한 아파트 가격이 워낙 높아지다 보니 투자자들이 빌라로 눈을 돌린 결과”라고 말했다.

이렇듯 재개발 가능성이 있는 서울 주요 입지의 알짜 빌라 물건으로 응찰자가 몰리는 사례는 곳곳에서 확인된다. 강동구 명일동 106 다세대주택 55㎡(대지면적 38㎡)는 지난 12일 감정가 4억9000만원에 첫 경매가 이뤄졌는데, 13명이 응찰해 5억8550만원에 낙찰됐다. 해당 주택은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연번이 부여된 구역에 속해 있다.

재개발이 추진 중인 마천2구역에 위치한 송파구 마천동 트라움바우 21㎡는 지난 12일 1회차 경매에서 감정가 3억2600만원보다 3억원 이상 높은 6억53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대지지분은 10㎡(3평)에 불과해 3.3㎡(평)당 2억원 넘는 가격에 낙찰된 셈이다.

하지만 이런 일부 물건을 제외한 서울 빌라 경매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다세대주택의 낙찰률(경매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24.9%에 그쳤다. 선호도가 낮은 일반 물건은 유찰이 거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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