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35.6% 상승할 때, 꼬마빌딩 2.9% 내려

평균 거래가 4년래 최저, 고금리·내수부진 여파

지역별 중대형 상가 공실률 차이 최대 65배

서울 한 상가에 임대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
서울 한 상가에 임대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서울 ‘꼬마빌딩’ 평균 거래가격이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인 44억원대로 떨어지며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35% 이상 급등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고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과 내수 부진으로 임대수익 확보가 어려워진 데다 상권별 공실률과 투자 수요 격차까지 벌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꼬마빌딩 평균 거래가 44억3524만원…반포 아파트보다 낮아

21일 헤럴드경제가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에 의뢰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서울에서 거래된 연면적 1000㎡ 이하 상업업무용 일반 건물(지분거래 제외)의 평균 거래가격은 44억3524만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일 뿐 아니라, 고점이었던 2023년보다 2.9% 떨어진 값이다.

서울 꼬마빌딩 평균 거래가격은 2022년 43억4005만원에서 2023년 45억7056만원으로 상승했다. 당시에도 금리 수준이 높아 거래가 활발하진 않았지만, 엔데믹 이후 서울 주요 상권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통인동·안국동 등에서 고가로 매각된 영향이다.

그러나 이후 자영업 침체가 이어지되고 강남에서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아파트 값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꼬마빌딩 인기가 시들해졌다. 꼬마빌딩 평균 거래가격은 ▷2024년 45억5636만원 ▷2025년 44억5932만원 ▷올해 44억3524만원으로 3년 연속 하락 추세다.

이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8월 기준 2022년 12억7879만원에서 2023년 11억8519만원으로 하락했지만, 이후 2024년 12억1914만원, 2025년 14억2224만원, 올해 16억739만원으로 올랐다. 2023년과 비교하면 3년간 35.6% 상승했다.

실제 강남권 고가 아파트들은 전용면적 84㎡는 물론 59㎡ 기준으로도 꼬마빌딩 한 채 값을 웃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가장 비싼 아파트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의 경우, 지난달 12일 59㎡가 48억5000만원에 팔렸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84㎡의 실거래가는 6월 24일 56억3000만원을 기록했는데, 앞서 지난해 6월에는 72억원에 매도된 바 있다.

꼬마빌딩 “사업자대출도 까다롭고 임대수익률도 낮아져”

전문가들은 꼬마빌딩과 아파트의 가격 흐름이 엇갈리는 배경으로 서로 다른 수익 구조를 꼽는다. 아파트는 실거주 수요와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가 가격을 뒷받침하는 반면, 꼬마빌딩은 임대수익과 공실 위험, 금융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 가치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고금리가 지속된 가운데 높아진 대출 문턱도 꼬마빌딩 투자 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이다.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지면 임대수익으로 이자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매입 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수익률도 낮아진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에는 사업자대출이 상당히 까다롭고, 대출이 나오더라도 한도가 제한적이어서 건물을 매입하려는 매수자를 찾기 어렵다”며 “임대수익률도 금리 수준에 못 미쳐 경매로 넘어가는 건물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상권별 공실률 격차도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방산시장 32.4%, 청담 27.0%, 신사역 18.2%, 동대문 17.4% 등으로 집계됐다. 반면 낙성대는 0.5%, 오류동역은 1.4%, 왕십리와 망원역은 각각 1.8%였다. 방산시장과 낙성대의 공실률 차이는 약 65배에 달했다.

상권별 임대수요 차이는 건물 가격에도 반영되는 모습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꼬마빌딩 평균 거래가격은 지난해 1~8월 44억5932만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44억3524만원으로 하락한 반면 성수동은 같은 기간 57억4817만원에서 75억4406만원으로 상승했다. 유동인구와 외국인 방문이 집중되는 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자보다 낮은 임대수익…전문가 “국내 꼬마빌딩 공급 과다”

서울 한 상가에 임대 문의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서울 한 상가에 임대 문의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내수 경기 부진도 임대수익 회복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건물의 주요 임차인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영업 여건이 악화하면 임대료를 올리기 어렵고, 기존 임차인이 나간 뒤 새 임차인을 구하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공실이 길어지면 임대수익이 줄어드는 동시에 건물의 투자 가치도 낮아져 매수 수요가 위축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용남 글로벌PMC 대표이사는 “최근에는 종각에만 가도 1층에 ‘임대문의’ 현수막을 붙이지 않은 건물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대출금리가 6~7%인데 임대수익률은 5%를 확보하기도 어려워 역(逆)레버리지가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역레버리지는 차입 비용이 투자자산에서 얻는 수익률보다 높아 대출을 활용할수록 투자자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현상을 뜻한다.

김 대표는 창업과 기업 활동 위축이 상가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창업자와 스타트업이 지속적으로 생겨나야 공간 수요가 발생한다”며 “공실이 줄어야 임대료가 오르고 투자 수요도 늘어나는 선순환이 가능한데, 그 출발점부터 막혀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업용 부동산 공급 구조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시각도 있다.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다주택 규제가 강화되면서 임대주택보다 상가 등 상업용 건물에 공급과 투자가 쏠렸다는 주장이다.

김 대표는 “일본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꼬마빌딩이 너무 많다”며 “일본은 이면도로의 주거용 빌딩도 임대주택으로 활용하지만, 국내는 다주택 규제가 강해 상대적으로 상가 공급에 치우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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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908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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