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통합분석시스템 운영·유지관리 사전규격 공개
이용자별·거래소별·연말 상위 보유자 통계 관리 요구
과세 유예론 확산…재경부·5대 거래소 간담회 개최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국세청이 가상자산을 많이 보유한 이른바 ‘코인 큰손’들의 연말 보유 현황을 통계로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내년 개인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앞두고 업계에 이어 여야도 유예 필요성을 제기한 가운데 국세청이 가상자산 거래정보 분석시스템 가동 채비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20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6일 ‘2027년 전산자료복구시스템(포렌식)·가상자산통합분석시스템 운영 및 유지관리 사업’의 사전규격을 공개했다. 해당 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약 13억8200만원으로 가상자산통합분석시스템뿐 아니라 디지털포렌식 시스템 유지관리까지 포함한 금액이다.
이번 용역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연도 말 상위 보유자 가상자산 통계’다. 국세청은 시스템 관리자 업무에 이용자별·가상자산별·거래소별 거래명세서 통계와 연말 상위 보유자 통계의 운영 및 유지관리를 명시했다. 가상자산을 많이 보유한 이용자들의 현황을 거래소별로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제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파악된다.
이는 올해 2월 발주한 가상자산통합분석시스템 구축사업보다 한층 구체화된 내용이다. 앞서 국세청은 약 30억원을 투입해 거래유형별 인구통계와 가상자산 종류별 거래량, 거래소별 자금 유입·유출 현황 등을 분석하는 기능을 구축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가상자산사업자가 제출한 거래명세서와 거래집계표를 납세자의 신고·조사 자료와 연계해 분석하는 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다. 비트코인과 트론 등 일부 블록체인의 풀노드(Full Node)를 직접 운영해 거래원장 자료를 수집하는 기능 또한 제안요청서에 담겼다.
자금의 출처를 숨기기 위해 여러 거래를 거치는 믹싱 거래도 분석 대상이다. 국세청은 100개 이상의 블록체인 간 스왑(교차거래)을 추적하고, 가상자산 지갑주소와 관련된 IP주소·접속 위치·토르(Tor) 사용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을 요구했다. 분석 대상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트론, 엑스알피 등이 포함된다.
국세청은 제안요청서를 통해 “방대한 가상자산 거래내역의 체계적인 관리와 개인별 거래흐름 분석 등을 통해 가상자산 세무조사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추가 유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스테이킹과 에어드롭, 탈중앙화금융(DeFi) 등 가상자산 특유의 거래 방식에 대한 세부 과세 기준이 불명확한 데다 국내 주식과의 과세 형평성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해외 거래소의 거래정보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과세 유예를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 시점을 사실상 2029년 1월로 미루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앞서 국민의힘에서는 지난 3월 송언석 의원이 가상자산 과세 조항을 삭제하는 법안을, 지난 8월 김상훈 의원과 정성국 의원 등이 과세 시행을 늦추는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20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지방조달청에서 권대영 1차관 주재로 가상자산 관련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국내 5대 원화 거래소 대표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 타이거리서치 등이 참석했다. 한서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를 비롯한 전문가들도 함께했다.
kyou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