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재출시 입소문…출시 직후 완판행렬
뉴트로 열풍에 홈술 문화까지 맞물리며 큰 인기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마셔본 사람도, 마셔보지 못한 사람도 난리입니다.” (편의점주 A씨)
술 마신 다음 날 숙취가 없는 술, 다다음날 깨어나는 술. 온갖 우스갯소리가 따라붙던 ‘캪틴큐’가 주인공이다. 과거 저렴한 가격의 대중 양주로 이름을 알렸던 캪틴큐의 11년 만에 귀환에 반응이 뜨겁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캪틴큐는 1980년대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대중 양주로 인기를 끌었다. 롯데주조가 1980년 1월 출시한 이 제품은 첫해 1000만병 이상 팔렸다. 선장 캐릭터를 내세운 독특한 디자인과 럼 특유의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각인됐다.
경쟁력은 가격이었다. 출시 당시 700㎖ 기준 약 3000원이었다. 1980년 소주 한 병(360㎖ 기준) 가격이 19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소주보다 비쌌지만, 위스키 등 고급 양주보다는 부담이 적었다. 알코올 도수 40도 양주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입소문을 탔다. 1985년에는 야유회, 등산, 낚시 등에 들고 가기 편한 180㎖ 제품이 등장했다.
하지만 1991년 주세법 개정으로 저가를 유지하기 위해 원액을 빼는 등 변화를 거친 캪틴큐는 ‘가짜 양주’ 파동 속에 2015년 단종됐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주류 소비 취향이 다양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독특한 제품 이미지와 과거 광고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꾸준히 회자됐다.
돌아온 캪틴큐 역시 가격을 앞세웠다. GS25가 오는 22일부터 판매하는 캪틴큐 병 360㎖는 6000원이다. 과거 제품의 병 디자인과 짙은 녹색을 그대로 살렸다. 캪틴큐를 기억하는 소비자에게는 추억을, 젊은 소비자에게는 낯선 브랜드의 개성을 경험하게 한다는 취지다.
도수는 달라졌다. 첫 출시 당시 40도보다 5도 낮은 35도로, 2015년 단종 당시와 같다. 맛에도 변화를 줬다. 정통 캐리비안 럼 원액 99%를 사용하고, 페드로 히메네즈 캐스크에서 추가 숙성해 짙은 풍미와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구현했다.
출시 초기, 수요는 뚜렷하다. 롯데마트는 지난 15일 출시 당일 준비 물량의 약 99%를 팔았다. 16일에는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편의점에서도 귀한 몸이 됐다. GS25에서 지난 14일 판매를 시작한 ‘캪틴큐의 보물상자 360㎖(2입)’는 19일 기준 입고 물량의 약 98%가 판매됐다.
인기의 배경에는 뉴트로 열풍이 있다.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게는 낯설고 독특한 브랜드 경험을 주며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 유행했던 브랜드와 제품을 새롭게 경험하려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오래된 브랜드가 재조명받고 있는 것이다.
홈술 문화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 위스키 등 양주는 유흥업소에서 즐기는 술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물가 상승으로 외식·주류 비용 부담이 커진 가운데 집에서 취향에 맞게 술을 즐기는 문화가 퍼지면서 합리적인 가격과 독특한 브랜드 서사를 갖춘 제품에 관심이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올해 1∼9월, 이마트의 전체 주류 매출에서 위스키가 차지한 비중은 16.3%였다. 소주(15.9%)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위스키 매출 증가율은 2023년 21.8%, 2024년 16.1%, 2025년 2.9%를 기록한 뒤 올해 다시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오랜 기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캪틴큐를 다시 선보이게 돼 의미가 크다”며 “합리적인 가격에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갖춘 만큼 캪틴큐를 처음 접하는 소비자부터 기억하는 소비자까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iuu@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