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푸르지오·마래푸 국평 격차 7.5억→4억대

옥수리버젠 28.5억 거래…서초래미안 웃돌아

강남권 조정에 격차 축소…“일시적 현상” 시각도

1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모습. 지난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둘째 주(10월1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평균 0.16% 상승했다. [연합]
18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모습. 지난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둘째 주(10월1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평균 0.16% 상승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정부가 고가 아파트에 대한 세제 부담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강남권 아파트 값이 조정 흐름을 보이며 강북권 대장 아파트와의 가격차가 눈에 띄게 좁혀졌다. 특히 성동구·마포구 등 강북의 핵심지역들의 아파트 매매가가 강남권 일부 단지의 급매 가격과 붙거나 역전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의 대단지 아파트인 서초래미안 84㎡(이하 전용면적)는 2년 전 실거래가가 23억원(21층)으로 성동구 래미안옥수리버젠 같은 면적(20억1000만원, 13층)보다 약 3억원 비쌌다. 하지만 현재 가격은 역전된 상태다. 래미안옥수리버젠 84㎡는 이달 1일 28억5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서초래미안의 가장 최근 거래인 지난달 18일 매매가 28억3500만원보다 비싸게 팔렸다.

강남구와 마포구의 대표 아파트 중 하나로 꼽히는 역삼푸르지오와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84㎡ 가격 차이도 1년 전 7억5000만원 수준에서 최근 4억원대로 좁아졌다. 역삼푸르지오는 실거래가 기준 지난해 10월 33억5000만원(12층)에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거래가 줄며 가격 조정이 발생해, 지난 5월에는 신고가 대비 11% 내린 29억8000만원(14층)에 팔렸다. 반면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84㎡가 지난해 9월 27억원에 최고가 기록을 세운 뒤 이후 지난달 25억2000만원(6층)에 매도되면서 가격차를 줄였다.

최근에는 마포구 신축 입주권이 3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며 강남이나 서초 구축 아파트 매매가격과 맞닿았다. 내년 3월 입주 예정인 마포구의 마포자이힐스테이트라첼스는 84㎡ 입주권이 지난달 31억8000만원에 손바뀜하며 마포구 국평 최고가를 기록했다. 2024년 분양가가 16억원대~17억원대였던 것과 대비하면 2년여 사이 가격이 2배로 뛴 것이다. 규모는 더 적지만 강남구 대표 재건축 아파트인 대치은마 77㎡ 호가와 비슷하다.

강남구 역삼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 보러 오는 사람이 잘 없고 매수자가 먼저 1억~2억원 깎아주면 사겠다고 제시하기도 한다”면서 “집주인들 중 ‘그 가격엔 못 팔겠다’며 매물을 거두는 사람도 가끔 나오는 등 거래가 없다”고 전했다.

실제 지역별 집값 통계도 이같은 움직임을 뒷받침한다. 한국부동산원의 조사결과 지난 12일 기준 강남구는 한주 전 -0.34%에서 이번주 -0.35%로 하락률이 커졌고 서초구는 전주와 동일하게 -0.27%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강벨트는 같은 기간 강동구(0.13%→0.14%), 동작구(0.02%→0.09%), 마포구(0.22%→0.26%), 성동구(0.09%→0.12%) 등으로 상승폭을 키웠다.

시장에선 강남권 아파트값은 당분간 약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작년에 크게 올랐던 강남이 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분위기라면 마포·용산·성동 일대는 큰 조정이 아직 일어나지 않으면서 시기적으로 갭(가격 차)이 줄어든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가격차가 줄어도 ‘갈아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금리인상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강남권의 거래 둔화 및 가격 약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가격 차가 좁혀졌다고 해서 강남 갈아타기로 유입이 원활하진 않다”고 말했다.

윤수민 위원도 “갭이 줄어든 이 시기를 활용해 강남의 초기 재건축으로 갈아타는 분들도 나오지만 장기 투자에 따른 분담금, 주거 편의에 대한 면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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