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 때 횡성에서 공부했던 인연
왕 즉위후 군사훈련 헤드쿼터로 삼아
역사적 평가 잊고, 트레킹·먹거리 축제
[헤럴드경제(원주)=함영훈 기자] 조선의 다연장로켓 ‘신기전’ 연구개발을 장려했던 세종대왕이 군사훈련장을 삼았던 곳이 연천이라면, 그의 아버지인 태종이 강성대국을 꿈꾸며 군사훈련과 사냥 단합대회를 지휘했던 곳은 강원 횡성이다.
태종은 왕자 시절 횡성 각림사(임진왜란때 일본군이 방화, 재건하지 않음)에서 공부했기에 왕위에 오른 뒤에도 왕자시절의 초심을 확인하러 이곳에 들렀고, 강무 즉 군사훈련 겸 사냥대회도 횡성일대에서 거행했다. 각림사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았지만, 선조때 왜군에 의해 불탄뒤 어느 임금도 중건하자고 하지 않았다.
기록에는 태종때에만 횡성 지역에서 여섯차례 강무가 있었다. 오늘로 치면, 횡성이 을지연습의 현장 헤드쿼터 역할을 했던 것이다.
한편으론 군 수뇌부 단합대회 형식인 사냥대회 센터에 서서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으로 등장하는 모습-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장면-이 그 당시 횡성에서 주로 연출되었으리라 예상된다.
태종은 고려말 충신들을 숙청한데 대한 죄책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 이성계 쿠데타세력에 의해 죽은 목은 이색의 친구, 당대의 석학이자 어릴적 태종 자신에게 가르침을 주었던 원천석이 은거하던 횡성에 찾아가 수차례 벼슬길을 추천했으나 거절당하자, 그의 아들을 목민으로 기용했다고 전해진다.
“최영장군이 살해되지 않았더라면, 이성계-이방원 부자의 쿠데타만 아니었으면, 우리 역사가 더 찬란했을 것”이라는 등, 태종 이방원에 대한 역사의 평가는 엇갈리지만, 횡성은 태종과의 인연이 많아 문화제를 연다.
횡성군 태종노구문화제추진위원회가 주최하는 제7회 태종노구문화제가 토요일인 17일 저녁 개막해, 18일 오후5시 까지 일정으로 강림면 노구사당 일원에서 펼쳐지고 있다.
올해 주제는 ‘왕과 백성, 함께하는 축제’이다. 당대 조선 평균의 민심은 이방원이 여민동락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지만, 태종과 인연이 있는 횡성과 청주, 부산 영도구 등의 분위기는 친화적이다.
횡성 태종노구문화제는 역사를 반추하기 보다는, 국민들이 축제에 와서 잘 즐기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둔 분위기이다.
이번 문화제의 핵심 프로그램인 트레킹 코스는 ‘왕의 길’과 ‘스승의 길’ 두 가지로 운영된다. 특히 ‘스승의 길’은 연중 단 이틀, 이번 축제 기간에만 개방되는 국립공원 구간으로, 계곡과 숲이 어우러진 특별한 자연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왕의 행렬’은 첫날 오후 성료됐다.
새롭게 선보이는 전통문화공연으로는 원주매지농악단과 김영아전통예술단이 진행되며, 조선 태종이 어린 시절 강림면에서 학문을 닦고, 그 후에 임금이 된 사실을 바탕으로 ‘왕의 기운을 받고, 합격하세요.’주제로 하여 합격기원 이벤트도 진행된다.
또한 지난해에 이어 방문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과거시험 체험도 매일 1회씩 마련된다. 아울러 주제관 및 조선시대 전시관을 통해 조선의 역사를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야외무대에서는 주민자치 공연, 특별공연, 면민 노래자랑 등 풍성한 무대가 펼쳐진다.
행사장 내에서는 농특산물 판매장과 토속음식 주막거리, 전통의복 체험, 천연염색, 봉숭아 물들이기, 달고나, 사격 등 다양한 전시·체험 부스가 운영된다. 또한 행사장 진입로에 방문객들이 만장기에 소원을 적어 솟대에 거는 체험과 1960~1990년대 강림면의 모습이 담긴 ‘강림역사 사진전’이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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