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수요층 여성 인구-공급량 비교해보니
여성 적은 전남 목포·광주에 물량 편중
성평등부 “지자체별 요청에 따라 공급”
사용 실적도 모르는데 내년 예산 7배↑
[헤럴드경제=김아린·김도윤 기자] 정부가 지난 7월부터 시범 사업 중인 공공생리대의 공급이 수요자인 여성이 적은 지역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여성 인구에 비례하지 않게 물량이 공급되고 있는데 실제 이용 실적은 아직 파악조차 되지 않아 공급량의 적정성을 점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실이 성평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모두의 생리대(공공생리대 지원 사업)’ 사업 시작 이후 지난달 말까지 납품됐거나 납품이 요구된 6196박스(123만9200개)의 36%가 전남 목포시와 광주 북구 두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공급 물량은 사업이 시작된 지난 7월 말 2235박스에서 두 달 사이 약 2.8배로 늘었다.
모두의 생리대는 여성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주민센터와 공공도서관, 청소년 시설 등에 공공생리대를 비치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12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범 운영을 거쳐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기준 지역별 납품·납품요구량은 ▷전남 목포시 1285박스 ▷광주 북구 987박스 ▷서울 광진구 596박스 ▷경북 구미시 551박스 ▷경기 광명시 541박스 ▷전북 정읍시 514박스 ▷경기 수원시 400박스 ▷서울 은평구 395박스 ▷충남 서천군 336박스 ▷대전 중구 270박스 ▷제주 제주시 260박스 ▷경남 거창군 61박스 순이었다. 납품량이 가장 많은 목포시는 가장 적은 거창군의 약 21배에 달했다.
이 같은 공급 편차를 두고 사업의 주 수요자인 19~50세 여성 인구 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납품이 가장 많은 목포시의 해당 연령대 여성 인구는 3만6000명으로 전체 12개 지자체 중 9번째였다.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이 납품된 광주 북구는 8만2000명으로 역시 후순위였다.
반면 납품된 물량이 목포시의 약 3분의 1에 그친 경기 수원시는 대상 인구가 27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상 인구는 서울 은평구(10만1000명), 제주 제주시(9만6000명), 서울 광진구(8만5000명) 순으로 뒤를 이었지만 물량 순위는 각각 8위, 11위, 3위였다. 경북 구미시는 광주 북구와 비슷한 8만2000명이었으나 물량은 광주 북구의 절반 수준이었다.
정부는 공급된 생리대가 실제로 얼마나 사용됐는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 첫 달인 지난 7월 시범 설치 장소에서 생리대 지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다는 논란이 일자 당시 성평등부는 ‘여건에 따라 순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성평등부는 지자체의 요구에 맞춰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올해는 국비 100%로 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에 인구 규모를 기준으로 예산을 편성했다”면서도 “무조건 인구가 많다고 해서 실제 수요도 많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크게 불합리한 수요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지역별 요구에 맞춰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성평등부는 올해 시범사업 예산 32억1400만원의 약 7.1배인 228억800만원을 내년도 전국 확대 사업 예산으로 편성했다. 사업 확대에 앞서 시범 운영 실태와 정책 효과를 제대로 점검해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있다.
임 의원은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사업인데 공급 대비 얼마나 이용됐는지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실제 수요와 정책 효과를 검증할 자료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예산부터 편성하는 정부의 무책임한 졸속 행정을 국회에서 철저히 따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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