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업황 불확실성…투심 전반 위축
“5000선, PBR 1배 강력 지지대”
“11월 반등 겨냥 저가 매수 기회”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가 겹치면서 코스피가 연일 폭락하고 있다. 증시 전반에 공포 심리가 확산하는 가운데, 시장이 단기 저점에 근접한 만큼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특히 코스피 5000선이 추가 하락을 막아줄 강력한 지지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6일부터 15일까지 7거래일 동안 약 21% 급락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세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이달 상반월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18조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일평균 순매도 규모로 환산하면 지난 3월 이란 사태 당시와 맞먹는 수준이다.
증시 급락의 배경에는 AI 산업을 둘러싼 복합적인 불확실성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오픈AI의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논란에 이어 AI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연기 및 철회 소식이 잇따르면서 산업 전반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여기에 AI를 악용한 해킹 피해 확산에 따른 규제 가능성, 중국 창신반도체(CXMT)의 차세대 D램 기술 개발에 따른 경쟁 심화 우려도 악재로 작용했다.
AI 인프라 기업 코어위브의 주가 급락 역시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이다. 코어위브의 2032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이 15%까지 치솟으면서 차입에 의존한 AI 인프라 투자 모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단기간에 악재가 집중되면서 시장이 불확실성을 과도하게 반영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업황 노이즈가 동시에 다수 등장하며 주가가 급락한 상황이기 때문에 단기 우려는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코스피가 역사적으로 드문 수준의 급락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2010년 이후 코스피가 7거래일 연속 하락한 사례는 총 11차례에 불과하다. 이들 사례에서 코스피는 하락 종료 후 5거래일 동안 평균 0.9%, 20거래일 동안 3.7% 상승했다.
이번 하락 폭이 과거 사례보다 유독 크다는 점도 반등 가능성을 높이는 근거로 제시됐다. 과거 7거래일 연속 하락 당시 낙폭은 대체로 5% 안팎이었지만, 이번에는 21%에 달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기록한 26% 하락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변 연구원은 “코스피가 7거래일 동안 21% 폭락하면서 시장의 재료보다 오히려 가격 및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부각될 전망”이라며 “향후 한 달 단기 반등 가능성은 더욱 높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의 강력한 지지선으로는 5000선이 지목됐다. 주가가 기업의 자산가치에 비해 얼마나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는지를 나타내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고려하면 현재 코스피가 극단적인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2배, PBR은 1.08배까지 떨어졌다. 특히 PBR 1배에 해당하는 지수는 약 5000선이다. 국내 기업들의 수출 호황이 이어지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상향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PBR이 1배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작다는 판단이다.
기술적 지표 역시 지수가 바닥에 근접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코스피의 20일 및 60일 이격도는 최근 83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격도는 현재 주가가 일정 기간 이동평균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주가가 이동평균선보다 크게 하락했다는 의미다.
20일 이격도는 통상 80~120 범위에서 움직인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76, 지난여름 폭락 당시 80 수준까지 하락했던 점을 고려하면 추가 하락 여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변 연구원은 “코스피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5000포인트대 중반에서 바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피 5000포인트는 PBR 1배, 60일 이격도의 마지노선이 동반되는 강력한 지지대로 추정된다”고 강조했다.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예정된 주요 이벤트 역시 증시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9월 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커졌지만, 이미 증시가 이를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는 것이다.
오는 28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한때 50% 수준까지 높아졌다가 현재 30%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변 연구원은 이달 FOMC를 전후로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다음 달 미국 중간선거 역시 주목할 변수다. 과거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던 국내 증시가 선거 이후 반등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2000년 이후 미국 중간선거가 실시된 6개 연도의 11월 코스피는 모두 상승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코스피가 5000선 중반에 근접할수록 매도 압력도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변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그리고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강력한 지지 영역에 근접하고 있는 만큼 5000포인트 중반 수준부터는 매도 강도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AI 우려와 물가 우려가 함께 만든 코스피 5000대 중반의 현재 증시 단기 급락 상황은 11월 반등을 겨냥한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th5@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