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장관 감찰 지시에 중수청 업무 준비
감찰관 공석에 허성환 담당관 중심 진행될 듯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이 감찰을 받게 됐다. 임 청장이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를 향해 연일 공개 저격에 나서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감찰을 지시했다. 불과 출범 열흘 만에 1호 감찰 대상이 나왔다. 아직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본격적인 중대범죄 수사에 착수하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되레 내부 감찰이 먼저 시작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수청은 전날(11일) 윤 장관의 지시 방침에 따라 임 청장에 대한 감찰이 공식 접수되면 허성환 감찰담당관을 중심으로 우선 업무를 진행할 계획이다. 중수청 감찰관은 중수청법상 내부 또는 외부를 대상으로 공개 모집 절차를 통해 임용할 예정으로 현재 공석이다.
대통령령인 중대범죄수사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에 따르면 감찰관은 소속 공무원의 비위에 관한 조사 등 13가지 열거 사항에 대해 중수청장을 보좌하도록 규정돼 있다. 12가지 열거 사항 외 중수청장이 감찰·감사에 관해 지시한 사항의 처리도 감찰관의 사무다.
임 청장 감찰 업무를 맡을 허 담당관은 검사 출신으로 최근까지 지청장으로 근무하다가 중수청에 합류했다. 중수청은 중수청법과 국가공무원법 등을 근거로 임 청장 감찰에 나설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7일 제청된 김 후보자를 향해 범여권 강경파가 친윤(친윤석열) 검사, 검찰개혁 반대론자 등으로 지칭하며 연일 반대 의사를 드러낸 상황에서 1급 수사관에 임명된 임 청장도 김 후보자에 대한 비판을 공개적으로 이어 왔다. 임 청장은 지난 6일 첫 도어스테핑을 통해 “김 후보자께서 여러 차례 불미스러운 일에 지휘라인으로 관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주장했다.
임 청장은 오는 14일 예정된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채택되지 않은 임 청장은 지난 8일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참고인으로라도 소환될 줄 알았는데 많이 실망스럽다”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를 향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드러내는 것 자체가 인사권을 향한 ‘도전’이라는 법조계 평가까지 나오자 윤 장관은 11일 SNS에 임 청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중수청법상 행안부 장관은 일반적으로 중수청장과 그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한다.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중수청장만을 지휘·감독한다.
윤 장관이 직접 임 청장을 언급하며 감찰을 지시한 배경을 놓고 ‘조직 기강 잡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공개적인 청장 후보자 공격은 인사권 도전을 넘어 중수청 조직 안착을 해치는 행위라는 평가다. 윤 장관은 “중수청을 정치하는 기관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임 청장은 과거 검찰 내부에서도 ‘현 여권 성향 검사’라는 평가를 받아왔고 전격적으로 새로 출범한 중수청의 1급 수사관에 기용됐는데 1호 감찰 대상이 된 것이다. 임 청장은 자신에 대한 윤 장관의 감찰 지시 방침이 알려진 후 페이스북에 “초대 중수청장 후보가 김지용 전 검사인 것만큼은 아니어도 중수청 1호 감찰 대상이 제가 된 것은 많이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라고 남겼다.
다만 본격적인 감찰과 함께 징계 절차까지 가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당장 청장이 공석이 상황에 기본적인 업무 인프라를 갖추는 작업이 출범 이후 줄곧 진행되고 있어서다. 감찰 지시 자체가 오는 14일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을 앞둔 ‘정치적 경고’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중수청은 출범 이후 접수받은 고소·고발장을 배당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사건관계인 조사나 강제수사는 착수하지 않은 상태다. 다른 기관으로부터 담당 사건을 넘겨받는 절차도 진행해야 한다. 고발장을 접수하고 검토는 하고 있지만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여서 그야말로 ‘검토’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형사사법정보시스템 킥스(KICS)를 구축하지 못한 중수청은 당분간 경찰 킥스를 빌려 쓸 예정이다. 자체 킥스 구축에는 3년 정도 기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중수청 본청은 물론 각 지방청의 내부 인사도 완성되지 못한 상태다. 아직 수사 채비도 온전히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내부 저격으로 인한 감찰이 먼저 공론화 된 셈이다.
임 청장은 감찰과 별개로 수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지난 8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임 청장을 중수청에 고발했다. 사세행은 임 청장이 ‘2018년 당시 김지용 대검찰청 감찰1과장이 한동훈 무소속 의원 처남 진동균 전 검사 성폭력 의혹 관련 민원을 묵살했다’는 발언한 점을 문제 삼았다.
법조계에서는 임 청장을 향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다. 공봉숙 서울광역공소청 검사는 11일 SNS에 “(임 청장을) 영전시켜드린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고소·고발, 감찰 요청 줄기차게 하셔야지요. 절대 기가 꺾이면 안 된다. 그러시면 검찰에서 내부 고발자 행세했던 것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잖나”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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