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총기로 아들 살해한 60대 [연합]
사제 총기로 아들 살해한 60대 [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지난해 7월 자신의 생일에 생일상을 차려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6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살인, 살인미수, 총포화약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63)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한 원심을 지난달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20일 오후 9시30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동 아들 B(당시 33세)씨의 집에서 열린 자신의 생일파티에서 사제 총기로 산탄 2발을 쏴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집 안에 있던 며느리와 손주 2명, 아들 부부의 지인 등 4명을 살해하려 한 혐의도 적용됐다.

A씨는 사제 총기를 한 차례 쏜 뒤 총에 맞은 B씨가 벽에 기대 “살려달라”고 애원했는데도 다시 총을 쏴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2024년 8월부터 범행을 계획하고 유튜브로 사제 총기나 자동 발화장치 제조법을 배운 뒤 살상력을 높이고자 20년 전 산 실탄을 개조하기도 했다.

범행 하루 전에는 자신의 서울 도봉구 집에 점화장치를 설치하고 주변에 목화솜 등을 준비한 뒤 타이머 콘센트로 이틀 뒤 불이 붙도록 설정해 현주건조물방화미수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범행을 예상하지 못한 피해자는 생일 축하 파티를 준비한 날 아버지에게 생명을 잃었다”며 “다른 가족들도 범행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용서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방화미수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 판단이 유지됐다. A씨는 “점화장치만 설치했을 뿐 실제로 불이 붙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쟁점은 실제로 불이 붙기 전에 방화죄의 실행에 착수했다고 볼 수 있는지였다. 2심 재판부는 점화장치를 설치하고 작동 설정까지 마쳐 별도의 행위 없이 예정된 시각에 자동으로 점화·연소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었다면, 실제 점화 전이라도 방화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이 판단을 유지하며 “점화장치를 설치하고 작동을 위한 설정까지 마쳐 추가 행위의 개입 없이도 일정 시간의 경과 등으로 점화가 자동으로 이뤄져 목적물의 연소까지 이어질 수 있는 객관적인 상태를 만들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방화죄의 실행에 착수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bb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