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임산부를 시작으로 인플루엔자(독감) 국가예방접종이 시작된 21일 인천 미추홀구 아인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어린이들이 예방접종과 진료를 위해 대기해 있다.[연합]
어린이와 임산부를 시작으로 인플루엔자(독감) 국가예방접종이 시작된 21일 인천 미추홀구 아인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어린이들이 예방접종과 진료를 위해 대기해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현재 전국 수련병원에서 수련 중인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113명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10명 중 8명이 서울에서 근무해 지방 소아청소년과 진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는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전국 수련병원에 재직 중인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113명이라고 밝혔다.

2021년 593명과 비교하면 5년 만에 80.9%나 급감했다.

단순한 인원이 줄어든 것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건 지역 편중이다.

전체 전공의 113명 중 서울에서 근무하는 전공의가 89명으로 전체의 78.8%를 차지했다.

강원과 경북, 경남, 전남, 세종, 인천 등 6개 광역 시·도에는 재직 중인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한 명도 없었다.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 감소의 배경으로는 낮은 보상과 높은 업무 강도, 의료사고에 따른 법적 부담 등이 거론된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2017년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이후 의료사고에 따른 형사책임 부담이 커진 점도 지원 기피 요인으로 꼽는다.

2017년 12월 이대목동병원에서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갓난아기 4명이 패혈증으로 사망한 뒤 의료진이 구속됐고, 당시 의료진은 5년여 간의 수사·재판 끝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장기간의 수사와 법적 리스크 때문에 이 사건 이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2017년 112.1%에서 2023년 25.5%로 급락했다.

2024년 의정갈등으 걸치면서 전공의 인원은 더욱 줄었다.

의정갈등이 한창이던 2024년 당시 전체 임용 대상자 236명 중 194명이 사직서를 내고 가운을 벗었다. 10명 중 8명가량이 현장을 떠난 셈이다.

이후로도 신규 전공의 수급은 어려운 상황이다.

2025년도 수련병원별 소아청소년과 1년차 모집 결과, 전국 61개 수련병원 중 52곳(85.2%)이 전공의 충원율 ‘0%’를 기록했다.

당시 61개 병원에서 199명을 모집해 27명(13.6%)만 확보할 수 있었는데, 서울아산병원(10명)과 서울대병원(8명) 두 곳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경북대, 부산대, 전북대, 충북대, 강원대, 제주대 등 지방 거점 국립대병원조차도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한 명도 충원하지 못했다.

소병훈 의원은 “전국에 남은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고작 113명에 불과하고, 수련병원의 85%가 신입 전공의를 단 한 명도 받지 못하는 사태는 지역 소아의료 안전망의 붕괴를 넘어 국가적 재난 수준”이라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수련 비용 국고 지원, 세부 전문의 고용 유지를 위한 재정 직접 투입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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