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중간선거 직후 합의 기대”

“핵무기 보유 결코 용납 않을 것”

우크라전엔 “생각보다 빨리 해결”

서반구 장악·AI 對中 우위도 강조

“미 정부문서 AI 대신 SI 쓰게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UNGA)를 계기로 개최된 걸프협력회의(GCC) 다자회의에 참석해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 등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UNGA)를 계기로 개최된 걸프협력회의(GCC) 다자회의에 참석해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 등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총회 무대에서 이란을 향해 ‘합의’와 ‘전멸’ 중 하나를 선택하라며 강력한 압박에 나섰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직후 이란과 합의가 가능하다고 언급하면서도 협상이 불발될 경우 군사적 압박을 강화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을 자신하는 한편 서반구에서 미국의 영향력 확대와 인공지능(AI) 분야의 대중국 우위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 이란 문제와 관련해 “나는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협상을 통한 재건과 이란의 ‘전멸(annihilate)’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거론했다.

그는 “이란과 합의해 그들이 재건하고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위대한 국가를 만들도록 할 것인가, 아니면 이란을 신속히 전멸시켜 다시는 사람을 살해하고 국가를 파괴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생존의 기회도, 미래의 번영이나 후손에 대한 희망도 없이 그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을 것인가”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도중 유엔총회장에 있던 이란 대표단은 퇴장했다.

다만 협상의 문은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선거 직후 합의가 성사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를 협상 타결 시점으로 직접 거론하며 이란에 결단을 압박한 것이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이 상선 공격을 중단하고 핵 야망을 포기할 때까지 국제사회가 대이란 경제 고립에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단결한다면 지난 51년간 이어진 이란 테러의 위협이 사라진 세상을 머지않아 보게 될 것”이라며 “유가는 분쟁이 시작됐을 당시보다 훨씬 더 급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전 장기화로 미군의 탄약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일축했다. 그는 “우리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탄약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례 없는 규모로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4년7개월 가까이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조기 종전을 자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지도자들과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빨리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전쟁을 끝내라(Settle the war)”고 촉구했다.

미국의 ‘앞마당’으로 여기는 서반구에 대해서는 한층 강경한 메시지를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반구 어디에서도 미국을 위협하는 세력이 발판을 마련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군사력을 동원해 미국의 핵심 국익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쿠바를 “완전히 실패한 국가”라고 규정하며 현 정권이 결국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이후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석유 협력이 확대된 것을 거론하면서는 “승자에게 전리품이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린란드에 대해서는 “북아메리카의 북쪽 변경”이라고 표현하며 최근 미국과 덴마크·그린란드 간 합의를 통해 미국이 해당 영토에 대한 “영구적인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린란드에 대규모 군사기지 2곳을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기술 패권 경쟁에서는 중국을 직접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통제를 위한 국제적 규제 움직임을 “완전히 거부한다”며 “산업혁명보다 더 큰 무언가의 성장을 억누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앞으로 공식 문서에서 AI 대신 ‘슈퍼지능(Super Intelligence·SI)’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앞으로 공식적으로 ‘수퍼 인텔리전스’라고 부르고 명칭과 용어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모든 정부 문서에서 이 용어를 사용하도록 할 것"이라며 "세계도 훨씬 더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수퍼 인텔리전스의 새로운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SI가 훨씬 더 낫고 정확한 표현”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내게 그럴 힘이 있는지 지켜보자. 어쩌면 없을 수도 있지만 곧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실제 명칭 변경을 위한 행정명령이나 구체적인 시행 방안은 이날 공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SI에서 이기든 승자가 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은 물론 모두를 앞서 있고 이 우위를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도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면서도 “그 누구도 선출한 적 없는 글로벌리스트 관료들의 극좌적 의제를 강요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계 정부는 존재하지 않으며 내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에는 세계 세금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를 향해서도 “통제 불능 기구”, “사악한 무리”라고 비난하며 회원국들의 탈퇴를 촉구했다. 그는 “미국 군인이나 그 누구도 우리에 대한 관할권이 없는 반미적 재판소에 의해 수사받거나 보여주기식 재판에 회부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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