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이상 15~24세 실업률 43%
인도 42%·방글라데시 36% 뒤이어
日 4%·싱가포르 8%와 큰 격차
IMF “교육·노동시장 기술 불일치”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청년 문제가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심각해지고 있다. 스리랑카에서는 대졸 이상 고학력 청년 10명 중 4명 이상이 실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역시 이 비율이 42%에 달했다. 대학에서 배운 기술과 기업이 실제로 원하는 역량 사이의 간극이 커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22일 스리랑카 매체 아다데라나 등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경제전문지 ‘파이낸스 앤드 디벨럽먼트’ 9월호를 통해 스리랑카의 대졸 이상 고학력 청년(15~24세) 실업률이 약 43%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인도가 약 42%로 스리랑카의 뒤를 이었고 방글라데시도 36%에 달했다. 반면 다른 아시아 국가의 고학력 청년 실업률은 대부분 20%를 밑돌았다. 싱가포르는 약 8%, 일본은 4% 수준에 그쳤다.
특히 스리랑카에서는 학력이 높을수록 청년층의 취업난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스리랑카의 전체 청년 실업률은 약 22%로 전체 연령층 실업률 약 4%의 5배를 웃돈다. 고학력자를 전체 연령대로 넓히면 실업률은 약 6%로 떨어진다. 대학을 나온 청년층이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과정에서 특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IMF는 스리랑카를 비롯한 일부 남아시아 국가에서 고학력 청년 실업률이 높은 배경으로 교육과 노동시장 사이의 ‘기술 불일치’를 지목했다. 대학 등 교육기관이 배출하는 인재가 갖춘 역량과 기업이 실제 현장에서 요구하는 기술 사이에 격차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AI)과 자동화 확산도 청년 취업시장의 문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신기술 도입은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기술 변화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노동자에게는 오히려 노동시장 진입 기회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리랑카의 경우 2022년 국가부도 사태 이후 경제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인구 약 2300만명의 스리랑카는 장기간 누적된 경제정책 실패와 외환 부족 등으로 2022년 국가부도에 빠졌고 이후 IMF 구제금융을 토대로 경제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IMF는 경제가 구조적·기술적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고학력 청년들이 자신의 교육 수준과 역량에 맞는 일자리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청년층의 고용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소득과 경제 성장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해법으로는 교육 시스템과 노동시장 사이의 연결 강화가 제시됐다. IMF는 대학과 직업훈련기관이 변화하는 기업의 수요를 교육 과정에 보다 빠르게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과 산업계, 직업훈련기관 간 협력을 강화해 졸업생이 실제 고용주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갖추도록 해야 고학력 청년과 일자리 사이의 간극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sj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