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32년 만에 일본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숙박과 수송, 식사 문제로 잇단 논란에 휩싸이면서 개최국 일본 안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22일 일본 도쿄스포츠는 대회 운영 관계자들 사이에서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스포츠는 한 대형 이벤트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과거 일본에서 열린 국제대회 중에도 아쉬운 대회들이 있었지만, 이번 대회는 그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고 전했다.
이어 “이대로라면 이번 대회가 ‘역대 최악의 아시안게임’으로 역사에 남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도쿄스포츠는 아시안게임 혼선의 원인으로 일본 대형 대행사의 부재를 꼽았다. 대형 국제행사 운영 경험이 풍부한 일본 대행사들이 빠지면서 아이치현과 나고야시 중심의 조직위원회만으로는 문제를 미리 막거나 대응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도쿄스포츠는 “대형 대행사 배제를 추진한 움직임이 결과적으로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행사들이 빠진 건 도쿄올림픽 비리 여파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는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 입찰 담합 혐의로 2023년 2월 다른 업체들과 함께 기소됐다.
덴쓰는 일본 정부 발주 사업 입찰과 도쿄도와 오사카부 사업에서도 참가 자격을 정지당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이사가 스폰서 선정 대가로 뇌물을 받은 사건도 함께 불거졌다.
대행사 공백을 메운 곳은 프랑스 리옹에 본사를 둔 행사 전문기업 GL이벤츠다. GL이벤츠는 58개 경기장의 설계와 임시 시설 설치, 미디어 구역 조성, 출입·등록 관리, 시상식 운영 등을 맡았다.
GL이벤츠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19년 일본 럭비월드컵, 도쿄올림픽, 2024년 파리올림픽에 참여했고, 아이치현 최대 전시장인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도 운영하고 있다.
도쿄스포츠는 대회 관계자를 인용해 “문제점을 발견해 의견을 내도 GL이벤츠 ‘이 부분은 우리의 영역’이라며 의견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운영에 문제가 너무 많아 죄송하다. 애초에 프랑스 기업이 왜 들어온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 외신은 GL이벤츠의 일본 법인이 지난해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해외관 공사 과정에서 하청업체와 대금 미지급 분쟁을 빚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초 조직위는 비용 절감과 지속 가능성을 이유로 선수촌을 짓지 않고 크루즈선과 컨테이너형 숙소, 호텔에 선수단을 나눠 수용했다. 하지만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아시안게임과 아시안패러게임을 합친 총지출은 약 3700억엔으로 예산의 3배를 넘어섰다.
한국 선수단도 피해를 보았다. 남자 농구 대표팀은 20일 결승 당일 오전 훈련장으로 갈 차량이 오지 않아 훈련을 취소했고, 21일 귀국길에도 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일부 종목은 조직위가 제공한 숙소 대신 외부 숙소를 따로 구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조직위는 24시간 운영하는 상주 센터를 두고 남은 불편 사항을 처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다음달 4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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