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원 작가. [헤럴드POP(현 헤럴드뮤즈) 제공]
소재원 작가. [헤럴드POP(현 헤럴드뮤즈) 제공]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자녀의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하며 가해 학생을 용서할지 고민하던 소설가 소재원이 가해 학생에게 합당한 책임을 묻기로 했다.

지난 21일 소재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더는 자만심과 오만함으로 미덕이라 포장한 ‘용서’라는 말을 붙잡고 있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선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적었다.

소재원은 이날 아이가 학교에서 가해 학생과 마주쳤다고 전했다. 그는 “어떤 사과나 반성의 기미도 없었다고 하더라”며 아이에게 사과받고 싶은지, 폭력에 대한 책임을 묻고 싶은지 묻자 아이의 답은 “합당한 책임을 원한다”였다.

아이는 “자존심이나 무서워서가 아니고, 내가 하나뿐인 (동생)을 지켜주지 못했잖아”라며 “난 (동생)이 맞는 걸 막지 못했어. 그래서 용서가 안 돼. 그게 내가 (동생)을 지켜줄 수 있는 방법 같아”라고 말했다. 소재원은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손이 떨려오며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고 적었다.

소재원은 함께 폭행당한 동생은 따로 학교폭력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사관이 왜 동생은 신고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게 폭력이었다고 말하면 큰 상처를 받을 것 같았다”며 “딱딱한 조사를 받으며 폭행당했다는 걸 인지시키고 주눅 들게 만들기 싫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소재원은 “사실 저도 용서보다는 폭력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묻게 하고 싶었다”며 “단지 도덕심과 윤리, 어른이라는 사회적 위치에서 정말 그래도 되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소재원은 “저는 기꺼이 치졸하고 졸렬하며 어른답지 않은 어른이 되려 한다”며 “어른이기 때문에 경험으로 배운 방법들을 총동원해서 우리 아이들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도록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가해 학생에 대해서는 “사과나 반성하는 기미조차 없는 가해 학생을 보며, 저는 가해 학생의 부모가 아이에게 충분한 훈육을 하지 않았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적었다.

앞서 소재원은 20일 인스타그램에 아이가 학교폭력을 당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소재원은 자신이 보는 앞에서 아이와 동생이 또래 2명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해 아이가 반깁스하고 동생은 며칠간 제대로 걷지 못했다고 전했다.

당시 CCTV와 영상을 확보해 가해 학생 측이 잘못을 인정했고, 사과 의사를 밝히자 용서와 처벌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며 조언을 구했다.

소재원은 영화 ‘비스티 보이즈’의 원작 소설 ‘나는 텐프로였다’와 영화 ‘소원’, ‘터널’의 원작 소설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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