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민원 제기 관련 위법 적발은 안 나왔지만

법원 “허위 사실 제보 인식 또는 의사 없어”

“의혹 부분 민원 제기했을 뿐 유포하진 않아”

법원 무죄 선고… 그대로 확정

Gemini를 활용해 생성한 이미지. 이미지와 기사는 직접 관련 없음.
Gemini를 활용해 생성한 이미지. 이미지와 기사는 직접 관련 없음.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경쟁학원에 대해 10회에 걸쳐 행정관청에 비슷한 민원을 반복 제기해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한국어교육원 운영자에게 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정아영 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국어교육원 원장 A씨에게 지난달 13일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에서 학원을 운영한 A씨는 다른 한국어학원 원장 B씨가 운영하는 업체들에 대해 2024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행정관청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등 방법으로 B씨의 영업을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A씨가 제기한 민원의 내용은 다양했다.

B씨가 공식 학원 SNS에 “매일 아침 갓 구운 빵을 맛볼 수 있다”고 하면, A씨는 “(B씨 업체가) 학원에서 빵 등 음식물을 판매한다”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 또는 B씨가 운영하는 학원 홈페이지 사진 등을 근거로 “스프링클러·방화문 등이 제대로 식별되지 않는다”, “불법 증개축이 의심된다”고 하는 식이었다.

결과적으로 B씨 업체에 대한 위법 사항 적발은 없었다. 행정관청은 “일부 오인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며 행정지도로 권고하는 정도의 조치만 취했다.

A씨는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됐고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법원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A씨의 민원제기가 업무방해에 해당하거나, 허위의 사실을 제보한다는 인식 또는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엔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다.

그 근거로 “민원 제기에 따라 공무원이 현장에 출동해 확인 작업을 거치는 과정에서 업무에 다소 지장이 초래됐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보면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A씨는 의혹이 생긴 부분에 대해 민원을 제기했을 뿐 대중에 유포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의 민원제기 내용과 취지를 고려하면 행정기관이 B씨의 학원에 출동해 현장조사를 하게 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공익적 목적에 의한 정상적인 민원 제기가 아닌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재안전, 불법 증개축 방지 등은 고도의 공익성이 인정되는 영역”이라며 “A씨는 B씨의 학원 인터넷 홈페이지, 블로그, SNS 게시글을 보면서 준법의식에 대한 의심을 품고 있던 상태에서 조사 또는 시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조사 촉구 차원에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법원은 “결과적으로 공무원이 현장에 출동해 확인 작업을 거친 결과 위법사항의 적발이 없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업무방해를 한다는 인식과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검사가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항소하지 않았다.


notstr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