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치아 표면을 감싸는 법랑질(에나멜)은 한 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않는다. 그런데 침에 들어 있는 미네랄을 활용해 법랑질을 되살리는 젤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5일(현지시간)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데일리에 따르면 영국 노팅엄대학교 약학부와 화학·환경공학과 연구진은 타액 속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칼슘과 인산 이온을 활용해 손상된 치아 법랑질을 재생하는 단백질 기반 젤을 개발했다.
이 소재는 치아가 처음 형성될 때 법랑질의 구조를 만드는 데 관여하는 단백질의 기능을 모방하도록 설계됐다. 치아 표면에 젤을 바르면 얇고 견고한 막이 형성되면서 미세한 균열과 틈을 채운다.
이후 타액 속 칼슘과 인산 이온을 끌어들여 새로운 미네랄 결정이 기존 법랑질과 같은 방향으로 성장하도록 유도한다.
연구진은 이를 ‘에피택셜 광물화(epitaxial mineralization)’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치아 표면에 미네랄을 쌓는 것이 아니라 기존 법랑질의 결정 배열을 따라 새로운 결정이 성장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법랑질 특유의 단단함과 내구성을 회복하려면 미네랄의 양뿐 아니라 미세 구조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젤을 손상된 법랑질뿐 아니라 법랑질이 마모돼 드러난 상아질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아질은 법랑질 아래에 있는 조직으로, 외부 자극을 치아 신경에 전달하는 미세한 관을 포함하고 있다. 잇몸이 내려앉거나 법랑질이 닳아 상아질이 노출되면 찬 음식이나 뜨거운 음식, 단 음식 등에 민감해질 수 있다.
실험에서는 젤을 적용해 형성한 법랑질의 기계적 강도와 내구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칫솔질과 씹기, 산성 음식에 노출되는 상황 등을 모방한 실험에서 재생된 법랑질은 건강한 자연 치아와 유사한 특성을 보였다.
이번 연구를 이끈 알바로 마타 노팅엄대학교 교수는 해당 기술이 치과 의료진과 환자를 고려해 개발됐으며, 안전하고 간편하게 적용할 수 있고 대량 생산도 가능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기술 상용화를 위해 스타트업 기업 민테크바이오(Mintech-Bio)를 설립했으며, 2027년 첫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알바로 마타 교수는 “내년까지 첫 제품을 출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이 혁신적인 기술은 머지않아 전 세계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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