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C·QA 파업 돌입하며 임원에 “철저 점검” 메일…업계 “모순이자 궤변”
1차 파업 당시 ‘무단 감시’ 업무방해 혐의 조합원…공소청 재수사 요구 착수
스스로 리스크 만들고 비상 대응에 협박성 으름장…업계 “도를 넘은 행위” 비판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핵심 생산공정에 대한 사법부의 쟁의 금지 결정 이후 품질·물류 등 지원 부서를 겨냥해 2차 파업에 돌입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이 파업 현장의 리스크를 스스로 키워놓고 사측을 향해 “품질에 문제가 생기면 규제기관에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어불성설’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지난 5월 1차 파업 당시 무단으로 현장에 들어가 감시 활동을 벌여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당한 조합원에 대해 공소청이 경찰에 재수사를 요구하면서 노조의 무리한 투쟁 방식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와 도덕성 논란이 동시에 번지는 형국이다.
품질 인력 빼놓고 회사에는 “점검 철저히 하라”…‘모순된 으름장’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는 지난 6일 0시부로 품질관리(QC), 품질보증(QA), 물류 부서 등 약 400명 규모의 2차 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노조는 파업 돌입 전날인 5일 회사 품질 담당 임원 및 보직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품질 관련 업무를 평상시보다 더욱 철저하게 실시해 달라”며 “품질 기준 위반을 용인하거나 그 책임을 회피하는 행위에 대해 분명히 경고하고, 절차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규제기관 등에 제보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노조의 이 같은 행태를 두고 “직접 파업을 지시해 품질 관리 공백을 초래해놓고 회사에 그 책임을 전가하는 전형적인 모순이자 궤변”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9개 핵심 생산공정에 대한 파업이 막히자 품질과 물류 등 지원부서를 동원해 우회 타격에 나선 노조가, 파업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상인력을 투입해 품질 유지에 나선 회사의 대응을 ‘신고’를 빌미로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법원에서 항암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등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의 공급 안정성을 이유로 생산 공정에 대한 쟁의를 금지한 상황”이라며 “이 같은 공급 안정성 유지를 위해 비상 운영에 들어간 상황에서 노조가 회사의 정상적인 비상대응에까지 간섭하는 건 도를 넘은 행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지난 3월에도 쟁의 찬반 투표를 앞두고 글로벌 고객사를 상대로 “공급망 리스크를 초래할 것”이라는 영문 보도자료를 뿌려 스스로 수주 경쟁력을 깎아내렸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1차 파업 당시 ‘현장 무단 감시’ 조합원…공소청, 업무방해 재수사 요구
노조 활동의 적법성을 둘러싼 사법적 부담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5월 1차 파업 당시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당한 노조원에 대해 경찰 수사가 재개된 사실이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공소청은 지난달 21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소속 조합원의 업무방해 혐의 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이 지난달 1일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린 지 20일 만이다.
해당 조합원은 1차 파업 기간 중 품질 담당자가 아님에도 정당한 권한 없이 생산 현장에 무단 출입해 공정을 감시하는 등 정상적인 조업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측은 이를 단순한 쟁의 활동을 벗어난 시설 관리권 침해이자 제조 현장의 안전 관리 체계를 훼손한 직무 일탈로 보고 있다.
노조는 당초 경찰의 불송치 결정을 내세워 혐의를 벗은 것처럼 주장했으나, 공소청의 재수사 요구로 해당 조합원은 다시 법적 판단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향후 재수사에서는 해당 조합원의 생산 현장 출입 및 감시 활동이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의 범위에 해당하는지, 실제 업무방해 행위가 있었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출입 권한과 현장 활동의 구체적인 경위, 정상적인 조업에 미친 영향 등이 수사 과정에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파업 이틀째, 생산 차질 ‘전무’…노조 내부선 탈퇴 러시
장기화 되는 파업 논란과 노조의 기형적인 쟁의 전술에 대해 노조원들의 피로감도 극에 달하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등에서는 실익 없는 명분 쌓기식 투쟁에 반발해 탈퇴 신청이 속출하며 노조 내부 결속마저 흔들리는 실정이다.
파업 이틀째(7일 기준)까지 현장의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회사가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비조합원 및 기술 인력을 적재적소에 투입해 품질과 생산 공정을 정상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측은 공정 및 품질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원만한 임단협 타결을 위해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교섭 합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환자와 고객사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정 운영과 품질 안정성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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