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OCC, 은행권 이상 징후 확인
현지 주요 은행 바이낸스 보안팀 직접 접촉
韓 금융위도 거래소 접근통제·관리자 권한 확인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지난주 바이낸스에서 대규모 해킹 사고가 발생한 이후 미국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보안 위험 점검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자산 시장과 전통 금융권의 연결성이 커지면서 해킹 사고가 기존 금융 시스템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국내 금융당국도 디지털자산 업계를 대상으로 긴급회의를 열고 보안 대응체계를 점검하는 등 유사 사고 예방에 나선 상황이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통화감독청(OCC) 감독관들은 지난 2일 오전부터 은행들에 연락해 비정상적인 활동이나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는지 문의했다. 지난달 29일 바이낸스에서 63억4000만달러(약 8조5900억원) 규모의 해킹 사고가 발생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금융당국의 연락을 받은 한 미국 은행 관계자는 자사 서비스에 별다른 장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해당 은행은 고객 문의에 대응하기 위한 설명 자료까지 준비했지만 실제 접수된 문의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국 은행들은 바이낸스 해킹에 사용된 공격 수법을 분석하고 유사한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자체 시스템 진단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 최대 은행 중 한 곳의 사이버보안팀은 해킹 발생 수 시간 만에 바이낸스 보안 담당자들에게 직접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은행은 현재 내부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자체 시스템을 검토하고 필요할 경우 사이버보안 체계도 개선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해킹 수법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점도 금융권의 주요 우려 요인으로 지목됐다. 로이터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AI 모델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은행들이 해커들의 공격 수법에 대응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은행들은 사이버보안 관련 코드 검토와 취약점 보완에 상당한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보안 위험 점검에 나선 배경에는 전통 금융기관의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 확대도 자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디지털자산 사업 진출을 가로막던 규제 장벽을 완화해 왔다. 연준은 은행들이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을 시작하기 전 감독당국의 허가를 받도록 권고했던 2022년 지침을 철회하기도 했다.
국내 금융당국도 바이낸스 해킹 이후 가상자산업계와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보안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금융감독원·금융보안원·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주요 가상자산사업자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전산 시스템 접근통제와 지갑 출고 승인·서명체계, 관리자 권한 관리 현황 등을 점검했다.
이어 5일에는 은행·증권·보험과 가상자산·전자금융·온투업 등을 아우르는 전 금융권 간담회를 열고 약 580개사를 대상으로 외부접점과 내부통제 전수점검을 추진하기로 했다.
kyou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