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안보수장, 모스크바서 푸틴 면담
“러-이란 가스관도 논의…가스 부족 해결·주변국에 러 가스 판매”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끝내라는 압박을 받는 가운데, 이란 안보수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최고지도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종전 이후 중동 안보 체제와 에너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의 군사·경제적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란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며 전후 중동 질서 재편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매체 등에 따르면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을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다.
이란 매체들은 레자이 사무총장이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메시지를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역시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궁에서 레자이 사무총장을 접견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구체적인 메시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회담 직후 “최고지도자께서는 푸틴 대통령에게 가능한 한 빨리 메시지를 전달하길 원하셨다”며 “푸틴 대통령 역시 최고지도자에게 따뜻하고 진심 어린 인사를 전했다”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과 레자이 사무총장의 회동에서는 중동 지역의 핵심 현안과 향후 안보 구도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갔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푸틴 대통령과 주요 지역 현안을 협의했으며, 특히 종전 이후의 지역 안보 체제 구축과 관련해 중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며 “특히 그는 이란 핵시설에 대한 폭격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란을 상대로 한 전쟁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안보뿐만 아니라 에너지 분야 협력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회담에서 러시아에서 이란으로 이어지는 가스관 건설 문제도 논의됐다”며 “이는 이란 내부의 가스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러시아산 가스를 이란 주변국에 판매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산 에너지를 이란이 도입해 역내 중개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전쟁 중 미국이 단행한 강력한 해상 봉쇄와 경제 제재로 고통을 겪어온 이란 정권은 러시아 및 중국 등과 협력을 확대하며 생존의 길을 모색해왔다.
mokiy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