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치매를 앓는 아버지가 유언장에 ‘전 재산을 사위에게 준다’는 내용을 남기면서, 삼남매의 상속 분쟁이 불거졌다.
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삼남매 중 막내딸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의 아버지는 건축회사 운영과 부동산 투자로 재산을 모았다. 특히 아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2011년 A씨의 오빠에게 사업자금으로 5억원을 건넸다. 2015년에는 A씨의 어머니와 이혼하며 재산분할로 상가 건물 한채를 내줬다.
그러던 중 아버지는 2020년 치매 진단을 받았다.
평소 아버지와 사이가 좋았던 형부는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아버지 집에 들어가 병간호를 시작했다. A씨도 3년간 주말마다 아버지를 병원에 모시고 다니며 간병비 일부를 부담했다.
결국 아버지는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장례를 치른 뒤 형부가 가져온 아버지의 자필 유언장에는 ‘전 재산을 사위에게 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언니는 “남편이 직장까지 그만두고 오랫동안 아버지를 모셨으니 재산을 받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오빠는 아버지가 생전에 어머니에게 넘긴 상가 건물까지 문제 삼으면서도 정작 자신이 과거 아버지에게 받은 사업 자금 5억원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A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는 잘 지내던 형제들이 유산 때문에 서로 얼굴 붉히는 사이가 됐다”며 “아버지가 치매 진단받은 상태에서 작성한 유언장도 법적 효력이 있는지 궁금하다. 오빠가 미리 받은 5억원과 어머니가 이혼 당시 받은 상가 건물은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현호 변호사는 “치매 진단받았다고 해서 유언장이 무조건 무효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작성 당시의 진료기록과 인지기능 검사 결과, 작성 경위 등을 확보하고 법에서 정한 유언의 형식 요건을 갖췄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유언이 유효해 아버지가 남긴 재산이 모두 형부에게 넘어간다고 해도 자녀들은 각자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며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을 유류분으로 보장받는다”고 했다.
그는 또 오빠가 15년 전 받은 5억원은 유류분 산정에 반영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공동상속인이 생전에 받은 증여는 특별수익으로 인정돼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된다”며 “물가변동률을 반영해 상속이 개시된 시점의 화폐가치로 환산하므로 당시 5억원 보다 큰 금액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11년 전 이혼하면서 재산분할로 받은 상가 건물은 유류분 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변호사는 “재산분할은 혼인 중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청산하고 분배하는 것”이라며 “증여로 볼 수 없으므로 상속이나 유류분 산정에서 고려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기여분에 대해 “공동상속인 중 상당 기간 동거 간호 등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한 사람에게 인정되는 제도”라며 “형부는 애초에 공동상속인이 아니므로 기여분을 청구할 수 없지만, A씨는 공동상속인이기 때문에 기여분을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기여분은 상속 개시 당시 피상속인의 재산 가액에서 유증의 가액을 공제한 액수를 넘지 못하기 때문에 유언의 효력을 다툴지, 아니면 유류분 반환 청구로 대응할지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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