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배임 혐의…판교 업체 특혜 의혹
특검팀, 선관위 입찰비리 의혹 수사 확대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약 1만7000대의 사전투표용지 발급기 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선관위(선거관리위원회) 특검(이태한 특별검사)이 전 중앙선관위 선거기반과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하고 강제수사를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압수물 분석을 통해 선관위가 경기 판교 소재 선거장비 업체와 총 459억원 상당 계약을 맺으며 특혜를 제공했는지 따질 계획이다.
5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특검팀은 전날(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특검팀은 2023년 말 중앙선관위 선거기반과장으로 일했으며 현재는 전남광주선관위에 근무 중인 A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수사하는 과정에서 영장을 집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A씨가 중앙선관위 선거기반과장으로 근무하면서 2024년형 사전투표용지 발급기 제작과 소모품 구매 사업에서 해당 업체에 사업자 선정과 소모품 공급 특혜를 제공했는지 따지고 있다. 사전투표용지 발급기 제작 사업비 약 321억원과 2023년 12월부터 올해 7월까지 잉크 등 소모품 사업 약 138억원 등 총 459억원 규모 계약에 특혜가 있었다고 의심한다.
특검팀은 ▷입찰 공고 전 해당 업체에 사업계획을 유출한 점 ▷장비성능평가 이후 전용잉크만 인식되도록 임의 개조했는데도 묵인한 점 ▷전국 각급 선관위 잉크 등 소모품을 해당 업체하고만 수의계약을 하도록 내부 지침을 변경하고, 투표용지 발급기 사용기간 소모품까지 판매하도록 독점적 공급 구조를 만들어준 점 등 특혜가 있었는지 따지고 있다.
특검팀은 경기 성남시 판교 한 선거장비 업체 대표 B씨도 입건한 것으로 확인됐다. 1999년 설립된 해당 업체는 콩고민주공화국 등 해외로 전자투개표시스템을 수출한 이력이 있다. 특검팀은 4일 해당 업체와 공장에도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같은 날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 선거기반과에도 영장을 집행했다.
앞서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 시절부터 시작된 선관위 ‘입찰 비리’ 의혹 수사는 특검팀 단계에서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당초 합수본은 중앙선관위 정당과장 출신 C씨가 대표로 있는 선거장비·용구·용품 업체가 경쟁 입찰에 들러리 업체를 참가시켜 자사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했는지 수사에 착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특검팀은 선관위가 C씨와 C씨가 임원으로 있던 경북 소재 업체와 유착하고 계약에서 특혜를 제공했는지 따지고 있다. 이들 업체가 선관위와 계약을 맺으며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C씨와 관련해 현 중앙선관위 선거기반과장도 입찰방해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려놓은 상태다.
이와 별개로 총 50억원 상당 21대 대통령 선거와 올해 지방선거 사전투표소 물품세트 제작 사업 특혜 의혹으로 김포와 대구 소재 업체 등 5곳도 업무상 배임과 입찰방해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압수물 분석을 바탕으로 선관위와 업체 사이 유착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9월 출범한 특검팀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 ▷투표통계 조작 ▷선거용품 입찰 비리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 외유성 출장 의혹 ▷공명선거추진활동비(공추비) 부당 지급 의혹 등 각종 선관위 비위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4일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 140여곳 중 최소 40여곳 투표소 투표록(선거 당일 투표소에서 투표상황 등을 기록한 공문서)이 중앙선관위 지시로 위·변조된 것으로 보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투표록 사후 수정에 공모했다며 공문서위조·위조공문서행사,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선관위 직원 10여명을 입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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