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쟁 예산·인사 인준 통해 견제 가능

트럼프 “이란 전쟁, 패배 원인”…공습 후회 없어

우크라 지원·대러 제재 놓고 의회와 충돌 전망

중국과 정상외교 지속…한국 관세 압박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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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백악관 연회장 공사 현장을 깜짝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다음날인 4일(현지시간) 백악관 연회장 공사 현장을 깜짝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간 외교정책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이 전쟁 예산과 군사원조, 인사 인준 등을 통해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게 됐지만 군사작전과 정상외교 등 핵심 결정권은 여전히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정치에서 입지가 좁아진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이란 공습이나 추가 관세 부과 등 대외정책에서 공세적인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직접 제약할 수 있는 권한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입법에서 민주당의 견제가 강화되는 만큼 외교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성과를 추구할 수 있는 주요 분야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고율 관세를 통해 세계 무역 질서를 재편하고 이란과의 전쟁을 포함한 군사작전을 단행했다. 특히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 내 생활비 부담이 커졌고, 이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 전쟁이 선거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그 원인 중 하나였다”며 전쟁에 따른 고유가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쟁을 시작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이날 엑스(X)에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솔직한 논의는 반드시 이란 전쟁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사회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미국의 이란 공습 재개 가능성이다. 미국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걸프 국가들에 선거 이후 단기간의 강도 높은 군사작전이 진행될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아라비아해에는 미국 항공모함 전단 2개와 상륙함 전단 1개가 배치돼 있으며 세 번째 항공모함 전단도 합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이후 인터뷰에서 즉각적인 공격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향후 군사행동 가능성까지 배제하지는 않았다. 민주당은 전쟁 관련 예산을 통제하고 군사작전의 정당성을 따지는 청문회 등을 통해 행정부를 압박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군 통수권을 직접 제한하기는 쉽지 않다.

클라우디오 갈림베르티 리스타드에너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전쟁 확대에 드는 비용을 상당히 높일 수 있다”며 추가 공습보다 호르무즈 해협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는 제도적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도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를 대부분 중단하고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추진해 왔다. 민주당은 국방 예산과 제재법을 통해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와 대러시아 제재 강화를 추진할 수 있지만 실제 집행 권한은 상당 부분 행정부에 남아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도 쟁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2026년 지원 종료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의회가 이미 승인한 예산이 있어 원조가 즉각 중단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중국과의 관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외교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관계 안정을 모색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중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의회 차원의 대만 무기 지원 압박이 강화될 수 있다.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나 북한과의 협상에서 동맹국의 안보·경제적 이익보다 외교적 성과를 우선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관세정책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기조가 유지되거나 압박이 강화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 부과에 공세적으로 나설 수 있다며 일본과 중국, 베트남 등이 대상이 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들은 이미 미국과의 무역합의에 따라 수천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 변경 등 의회의 심사가 필요한 사안에서는 민주당의 견제가 강화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 자체를 종료하는 방안까지 거론했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의회와의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유럽도 미국의 외교정책 변화를 경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역할을 축소하고 그린란드에 대한 통제권 확보를 위협하면서 유럽 국가들은 자체 방위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했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을 직접 막기 어려운 만큼 이란 전쟁과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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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925988

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