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디폴트 다섯 달 만에

중앙일보 경영권, 다우·CJ로

중앙일보 본사[연합]
중앙일보 본사[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중앙일보의 최대주주가 바뀐다. 다우기술·CJ·신세계·사람인으로 꾸려진 다우·CJ컨소시엄이 중앙일보 신주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른다. 1999년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뒤 27년 만의 경영권 이전이다.

중앙일보는 컨소시엄과 5일 5200억원 규모의 조건부 신주인수계약(SSA)을 체결한다고 4일 밝혔다. 출자 비율은 다우기술 36.5%, CJ 35.7%, 신세계 14.1%, 사람인 13.7%다. 컨소시엄 4개사와 중앙일보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어 안건을 의결했다.

거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이다. 중앙일보가 액면가 5000원에 신주 1억400만주를 발행하고 컨소시엄이 전량 인수한다. 기존 발행주식(660만9600주)의 15.7배다. 다우기술과 사람인의 공시에 따르면 거래 후 두 회사의 지분율은 각각 34.4%, 12.9%로 다우키움그룹 측 합계는 47.3%다. CJ·신세계 측도 CJ올리브네트웍스가 보유해 온 지분(9.24%)을 더해 47%대가 될 전망이다. 신문법은 대기업집단이 일반일간신문 법인 지분을 50% 넘게 소유하지 못하도록 한다. 감자 없이 신주를 대량 발행하면서 중앙홀딩스와 홍석현 회장 측 지분율은 80%대에서 4%대로 낮아질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은 임직원 고용 보장과 기존 단체협약 승계, 인위적 구조조정 배제를 약속했다. 보도·논평·편집에 부당하게 간섭하지 않는다는 조항도 담았다. 사람인 공시에 따르면 거래 종결 예정일은 12월 23일이다. 그 전에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신고 승인과 사채권자 결의, 법원 인가 등 선행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중앙일보는 유입 자금을 금융채권과 공모사채 상환에 쓰고 연내 워크아웃을 졸업할 계획이다.

JTBC 디폴트에서 워크아웃까지

중앙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터진 것은 지난 6월 12일 JTBC에서였다. 이날 JTBC는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만기에 갚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14~15일 이틀에 걸쳐 지주사 중앙홀딩스와 JTBC 등 5개 계열사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그룹 합산 총차입금은 2조8000억원에 이른다.

신문 사업만 놓고 보면 중앙일보는 지난해 국내 신문사 가운데 매출 1위였다. 하지만 계열사 대여금과 지급보증으로 그룹과 얽혀 있었고, 1분기 기준 차입금·사채 4054억원 가운데 2234억원이 1년 안에 만기를 맞았다. 한양증권이 기한이익상실(EOD)을 근거로 220억원 규모 기업어음(CP)의 조기 상환을 청구했고, 중앙일보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어음은 6월 18일 1차, 19일 최종 부도 처리됐다. 중앙일보는 19일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에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했고, 채권단은 7월 10일 채권액 기준 75% 이상의 동의로 개시를 결정했다.

중앙일보가 채권단에 낸 자구안에는 대주주 경영권 지분 매각이 담겼다. 5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퍼진 매각설을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유포자를 경찰에 고소한 지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아서다.

예비입찰 건너뛴 CJ, 본입찰 사흘 전 합류

최대주주 중앙홀딩스가 회생절차를 밟고 있어 기존 주식을 팔려면 법원의 사전 동의가 필요했다. 하나은행은 신주 발행으로 방식을 바꿔 9월 4일 공개경쟁입찰 공고를 냈다. 9월 21일 마감한 인수의향서(LOI) 접수에는 글로벌세아·금보개발·다우기술·오리온·이브로드캐스팅·OK금융그룹 6곳이 참여했다. 중앙일보 3대 주주인 CJ는 빠졌다.

이번 매각에서는 예비입찰에 의향서를 낸 곳만 본입찰에 나설 수 있었다. CJ는 본입찰을 사흘 앞둔 10월 16일 적격 후보인 다우키움그룹과 컨소시엄을 꺼리는 방식으로 합류했다. 19일 본입찰 당일 다우·CJ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이튿날 신세계가 합류를 공식화했다. 다른 후보들은 대부분 3000억~4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는 1965년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창간했고,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창업주의 장손, 정유경 신세계 회장은 외손녀다.

박장희 중앙일보 대표는 “채권자와 투자자 권익을 충실히 보호하며 조기 경영 정상화를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새로운 지배구조가 안착되면 콘텐츠 경쟁력과 경영 효율성을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