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영국서 잇단 반려동물 장례 논란

‘화장 후 돌려받은 유골 누구 것’ 보호자 불안

국내 합법 장묘업체 86곳,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서 조회 가능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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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필리핀에서 반려동물 화장업체가 화장을 맡은 개와 고양이의 사체를 길가에 버렸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의 신뢰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법상 반려동물 사체는 폐기물로 분류된다. 합법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은 생활폐기물로 종량제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동물병원에 맡겨 의료폐기물로 소각하는 방법이 있다. 집 마당이나 야산에 묻는 것은 폐기물관리법 위반이다.

최근에는 허가받은 동물장묘업체에서 화장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개별 화장으로 유골을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은 장묘업체가 유일한 만큼 보호자는 업체를 믿고 맡길 수밖에 없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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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유골 맞나’…해외에서 터진 반려동물 장례 논란

지난달 31일 필리핀 매체 필스타와 GMA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말 불라칸주 산호세델몬테시의 한 도로변에서 비닐봉지에 담긴 개 22마리와 고양이 3마리의 사체가 발견됐다.

사체는 카비테주 바코르시의 한 반려동물 화장업체가 보호자들에게 돈을 받고 화장을 맡았던 반려동물로 의심받고 있다. 바코르시는 보호자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해당 업체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업체 측은 일부 반려동물을 다른 도시의 화장 시설로 보내 화장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로 화장했다는 서류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내놓지 못했고, 보호자에게 돌려준 유골이 해당 반려동물의 것이라는 보장도 하지 못했다.

필리핀동물복지협회(PAWS)는 성명을 통해 “신뢰를 저버린 중대한 배신으로 형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며 “슬픔에 잠긴 가족의 신뢰는 이용당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호자들에게는 영수증과 화장 증명서, 대화 기록, 사진을 보관하고 법률 지원을 받아 고소하라고 권고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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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화장을 둘러싼 의혹은 필리핀만의 일이 아니다.

영국 매체 벳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7월 영국 헤리퍼드셔의 한 반려동물 장례업체에 동물 사체가 담긴 봉투들이 사업장 바닥에 그대로 놓여 있거나 화장하고 남은 재와 뼛조각이 한곳에 무더기로 쌓여 있는 모습이 사진과 영상으로 온라인에 퍼져나갔다.

보호자들이 맡긴 사체를 방치했을 뿐 아니라 동물별로 따로 수습해 돌려줘야 할 유골을 한데 모아 뒀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당국이 조사에 착수하자 업계 단체인 사설반려동물묘지·화장시설협회(APPCC)의 회원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업체는 보상하지 않은 채 폐업했다. 넉 달이 지났지만 업체에 대한 기소나 처벌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반려동물 장례. [게티이미지뱅크]
반려동물 장례. [게티이미지뱅크]

허가제·조회 시스템…한국은 다르다

국내에서는 반려동물 장례를 별도 업종으로 정해 정부가 직접 허가를 내준다.

정부는 2023년 4월 동물장묘업을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바꾸면서 시설 기준과 인력 자격 기준을 함께 강화했다. 일반 사업자 등록만으로는 반려동물 화장 영업을 할 수 없다. 허가 없이 영업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합법 업체 명단은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허가받은 장묘업체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올라와 있어 보호자가 장례를 맡기기 전에 업체 이름과 소재지로 허가 여부를 조회할 수 있다.

사체 처리 방식도 법으로 정해 놓았다. 화장과 건조·멸균분쇄에 더해 2021년 시행규칙 개정으로 물과 알칼리 용액으로 사체를 분해한 뒤 유골을 수습하는 수분해장이 추가됐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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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서비스도 하나둘 생기고 있다. 서울 마포구는 지난해 2월 서울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반려동물 장례를 지원하는 ‘찾아가는 펫천사’ 서비스를 도입했다. 서울시는 경기 연천군과 함께 화장장과 봉안당을 갖춘 공공 반려동물 추모시설을 2028년 문을 연다는 목표로 짓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등록된 합법 동물장묘업체는 2016년 20여 곳에서 올해 4월 86곳으로 10년 새 4배가량 늘었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31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 9곳, 경북 8곳, 전남 7곳, 충북 5곳이 뒤를 이었다. 서울에는 화장과 추모를 함께 하는 종합 장묘시설이 한 곳도 없어 보호자들이 경기도나 외곽 지역까지 찾아가야 한다.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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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 영업과 비용 문제는 여전

허가제를 갖췄어도 무허가 영업은 여전히 적발된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2024년 안산에서 허가 없이 동물장묘업을 운영한 업자를 적발했다. 해당 업자는 2020년 12월부터 2024년 5월 초까지 3년 5개월여 동안 관할 관청에 신고하지 않은 동물 사체 소각로 2기를 돌려 한 달 평균 70~80마리를 화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례 비용도 업체마다 천차만별이다.

연합뉴스가 인용한 농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장례 서비스 요금은 업체에 따라 18만원에서 299만원까지 차이가 났다. 몸무게 5㎏ 미만 반려견의 기본 장례는 평균 20만~30만원 수준이지만 메모리얼 스톤이나 전용 봉안당 안치 같은 상품을 더하면 전체 비용이 두세 배로 뛴다.

정부는 2028년까지 기본 서비스와 선택 서비스를 나눠 가격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제3차 동물복지 종합계획(2025~2029)’에서 지금은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에 들어설 수 없는 반려동물 장례식장을 도심에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식 화장과 방문 장례 서비스를 제도권으로 들이고, 자연장 제도를 새로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장례를 맡기기 전에는 업체가 허가받은 곳인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무허가 업체에 맡기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화장되거나 다른 동물의 유골과 섞일 위험이 있다. 분쟁이 생겨도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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