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언론 스크랩 제외·광고비 축소 집중 추궁…“비판 보도 차단은 정보 통제”

세운4구역 보도 관련 ‘PD수첩’ 출연 교수 형사고소에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

호준석 서울시 대변인 “공정한 보도 아냐”…소송 중재·취하 건의에 선 그어

윤선희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위원장이 3일 서울시 대변인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언론 스크랩 배제와 방송 제작진 및 출연 교수 형사고소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제공
윤선희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위원장이 3일 서울시 대변인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언론 스크랩 배제와 방송 제작진 및 출연 교수 형사고소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제공

[헤럴드경제=양정원 기자] 서울시가 비판적인 보도를 내놓은 특정 언론사를 내부 언론 스크랩에서 제외하고,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의견을 밝힌 교수들까지 형사고소한 문제를 놓고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언론 보도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공공기관의 정보 접근권과 표현의 자유 문제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윤선희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종로1)은 3일 서울시 대변인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MBC에 대한 서울시의 언론 스크랩 배제, 광고 집행 축소, 세운4구역 재개발 관련 방송 제작진 및 출연 교수 형사고소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이번 감사에서는 30년 넘게 언론인으로 활동한 호준석 신임 서울시 대변인의 언론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윤 부위원장은 언론의 자유와 권력 감시 기능을 강조해 온 언론인 출신 대변인이 서울시의 강경한 언론 대응에 동조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윤 부위원장에 따르면 서울시 대변인실은 지난 6월 MBC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철근 누락 관련 보도 등을 문제 삼아 내부 언론 스크랩 대상에서 MBC를 제외했다.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제공되는 언론 동향 자료에서 특정 방송사의 보도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지적이다.

윤 부위원장은 언론 스크랩이 시정에 대한 다양한 평가와 비판을 파악하기 위한 행정 자료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책에 비판적인 보도 역시 행정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개선 방향을 모색하는 데 필요한 정보라는 취지다.

윤 부위원장은 “언론 스크랩은 공무원들이 시정을 둘러싼 다양한 여론과 비판을 파악해 시정에 반영하라고 만든 제도”라며 “비판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대변인실이 앞장서서 특정 언론사를 스크랩 대상에서 솎아내고, 시청 공무원들의 정보 접촉을 인위적으로 차단한 것은 명백한 정보 통제”라고 했다.

이에 호 대변인은 MBC 보도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MBC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한쪽 입장을 대변하는 인터뷰만 했다”며 “공정한 보도가 아니기에 스크랩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시의 방송 광고 집행 현황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 부위원장은 MBC에 대한 서울시 광고 집행액이 다른 지상파 방송사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으며, 올해는 집행액이 전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정 언론사에 대한 스크랩 배제와 광고 집행 축소가 동시에 이뤄진 배경을 따져 물은 것이다.

특히 세운4구역 재개발을 다룬 MBC ‘PD수첩’ 관련 형사고소 문제를 두고 질의가 이어졌다. 윤 부위원장은 서울시가 방송 제작진뿐 아니라 프로그램에 출연해 학술적 견해를 밝힌 서울대학교 교수들까지 고소한 데 대해 언론과 학문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PD수첩’ 보도와 관련 인터뷰에 응해 개인적 의견을 밝힌 서울대 교수들에게까지 사법적 칼날을 조준한 것은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부위원장은 서울시의 대언론 관계를 총괄하는 대변인으로서 오세훈 시장에게 법적 대응을 재고하도록 의견을 전달하거나 소송 취하를 중재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나 호 대변인은 “계획이 없다”고 답하며 기존 법적 대응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윤 부위원장은 언론인 출신 대변인에게는 시정 홍보뿐 아니라 언론과 행정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고 다양한 비판을 수용하는 역할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과거 언론의 자유를 강조했던 호 대변인이 서울시의 언론 대응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것은 기존 입장과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정부가 비판적인 언론 보도에 어디까지 대응할 수 있는지, 공공기관의 언론 정보 제공과 광고 집행에 어떤 원칙이 적용돼야 하는지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졌다. 특히 보도에 참여한 외부 전문가에 대한 법적 대응이 학술적 의견 개진과 공적 토론에 미칠 영향도 쟁점으로 부각됐다.

윤 부위원장은 “서울시의 대언론 관계를 총괄 조정하고 시장의 언론관을 보좌하는 최고 책임자로서, 서울시가 벌이고 있는 일방통행식 언론 탄압과 사법적 보복 행정을 즉각 중단하고 시정의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7toy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