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청계 이성윤·한민수 “공개 사과·책임지라”

최민희 “金, 비공개 최고위서 신천지 발언 막아”

친명계 “분열 부추기는 행태…권력투쟁 시도”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친정계로 불리는 최민희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이상섭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친정계로 불리는 최민희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기했던 ‘반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 주장과 관련해 고개를 숙이며 한발 물러섰으나 내홍은 지속되는 모습이다. 친청(친정청래)계는 공개 사과와 책임을 요구했고, 친명(친이재명)계는 엄호에 나섰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천지 의혹으로 낙인 찍히고 깊은 상처를 입은 피해자인 우리 당원들과 정청래 전 대표에게 ‘본의 아니게’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공개 사과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당법 위반 여부 조사와 당 자체 조사 결과 공개를 촉구했다. 정당법 제52조는 당대표 경선 등에서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한민수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동안 조롱과 모욕을 견뎌온 당원 동지들과 지지자들의 상처가 어찌 비공개 의총 사과 한 번으로 아물겠느냐”며 “김 대표가 당원과 지지자들께 공개 사과하고 3자 비밀연합 발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최민희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공개 최고위에서 김 대표로부터 신천지 관련 발언을 하지 말라는 압박을 받았다”며 “당연히 최고위원 발언권을 막지 말라고 항의했고 김 대표가 격한 반응을 보였다”고 적었다.

김 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애초 예정됐던 신천지 의혹 관련 자체 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비밀연합의 증거는 없었다”면서 “본의 아니게 피해 입으신 분들께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결과를 공개하더라도 자료 입수 경로 등을 놓고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데다 당내 갈등이 격화할 수 있다는 조언을 받아들여 봉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발언 중 울컥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의원들이 박수로 북돋았다고 한다. 김성회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수사를 의뢰하거나 더 큰 갈등을 일으키자는 쪽으로 말씀한 의원은 없었다”며 “(김 대표가) 진솔하게 사과하고 의원들이 잘 결정했다고 박수하면서 (조사 결과를) 보고 하지 않는 것으로 종료했다. 이견은 없었다”고 전했다.

신천지 의혹을 둘러싼 자체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김 대표의 결단은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발표를 준비했던 당원정비 태스크포스(TF) 단장 박선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신천지가 반명이고 조직적으로 침임해 왔다”며 “그걸 보고하려 했는데 (공개 취소 관련) 상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결과 발표 취소와 김 대표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선 격앙된 반응이 튀어나왔다. 정청래 전 대표는 전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상처받은 당원들께 비공개 의총에서 숨어서 죄송하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나와서 당원들께 공개 사과하기 바란다”며 “결과적으로 당원과 정청래는 무죄가 되고, 김민석 후보는 유죄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친명계 의원을 중심으로 친청계에 맞서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채현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고뇌에 찬 결단을 기다렸다는 듯 대표를 흠집내고 분열을 부추기는 행태가 과연 민주당을 위한 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당 대표가 당을 위해 모든 책임을 안고 매듭지으려 한 사안을 끝내 내부 권력투쟁의 도구로 삼으려는 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당대표 민정실장인 김용만 의원도 “신천지가 집단적으로 입당한 것은 이미 확인됐고 그 자리에서 보고하지 않더라도 개별적으로 의원님들의 요청에 따라 열람이 가능토록 하겠다고 했다”며 “당의 통합을 위한 결정에 대해 ‘내용이 없어 사과했다 그러니 책임을 져라’라는 반응은 맞지 않다”고 거들었다.

친청계의 반발과 달리 당 내부적으로는 신천지 의혹 국면을 전환하고 자정 작용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도 높다. 수도권 지역구의 한 중진의원은 “의총 자리에서 사과했으니 공개석상에서 또 사과하면 된다”며 “이제 분열은 그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당 관계자는 “정 전 대표가 사과를 받아들이고 수습에 나섰다면 정치적 체급을 키울 수 있는 기회인데 조급하게 반응했다”고 말했다.


address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