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법원이 지정된 주거지인 병원을 벗어나 경기 가평의 통일교 시설을 오간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보석을 취소했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김무신 이우희 유동균 고법판사)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 총재의 보석 취소를 결정했다.
근거는 피고인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거나 법원이 정한 조건을 위반한 경우 보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한 형사소송법 102조 2항 2호와 5호다.
같은 법 104조에 따라 한 총재가 낸 보석보증금 2억원도 국고로 귀속된다.
재판부는 지난달 19일 한 총재의 보석을 허가하면서 주거지를 치료받고 있는 서울아산병원으로 제한했다. 보증금 2억원 현금 납입과 함께 의료인, 변호인, 거동 보조인 등 제한된 인원 외에는 누구와도 접촉하지 말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하지만 한 총재가 병원을 벗어나 약 50㎞ 떨어진 가평의 통일교 시설 천정궁을 오갔다는 사실이 전날 JTBC 보도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2일 항소심 공판에서 “병원에 공소장 변경 신청 등 문건을 보냈는데 수취인 부재로 송달이 안 됐다”며 서울아산병원에 진료 경과와 병원 이탈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한 총재 측은 어디로 외출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천정궁 집으로 (외출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9분간 휴정한 뒤 예정에 없던 보석 취소 심문을 열었다.
김건희특별검사팀은 의견서에서 “거동이 불편하고 앞이 안 보인다고 병보석으로 나갔는데, 하루에 왕복 100㎞를 수시로 오갈 수 있는 정도면 병보석의 필요성이 없다”며 보석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한 총재가 증인들과 접촉할 우려도 제기했다.
한 총재 측 변호인은 “보석 결정문을 봤을 때 주거 제한은 명확하게 인식했지만 외출 제한까지 되는 거라고 인식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외출할 때 생기는 문제를 고려하면 사실상 외출할 수 있는 곳은 천정궁밖에 없어, 낮 시간 휴식을 취하고 돌아오는 외출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 총재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등과 공모해 2022년 1월 당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해 7월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 같은 해 3월 통일교 단체 자금 1억여원을 국민의힘 의원 등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지난 8월 주요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한 총재에게 징역 총 2년을 선고했다.
한 총재는 구속된 뒤 건강 문제로 구속집행정지와 재수감을 거쳤고, 올해 3월부터는 다시 구속집행이 정지돼 병원 치료를 받아왔다. 이번 보석 취소로 한 총재는 다시 구금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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