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단지 소유권 이전 속도전, 14건 중 10건
채권최고액도 최대 24억…8건은 10억 이상
“절세·이주비 대출 승계·활용 만기 내 상환”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6·7단지에서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앞두고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이른바 ‘집주인 대출(셀러파이낸싱)’을 활용한 거래가 잇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매도인이 최대 24억원 규모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면서까지 소유권 이전을 서두른 것으로, 재건축 사업의 주요 인허가 절차를 앞두고 새로운 거래 방식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3일 헤럴드경제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대법원 등기사항전부증명서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 9월부터 10월 초까지 개포주공6·7단지에서 체결된 매매계약 14건 가운데 10건(71.4%)에 셀러파이낸싱이 활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거래에서 매도인을 근저당권자로 하는 채권최고액은 최소 4억2500만원부터 최대 24억원까지 다양했다. 10건 가운데 8건은 근저당권 설정 규모가 10억원 이상이었다.
가장 규모가 큰 거래는 개포주공6단지 601동 60.13㎡(전용면적)로, 소유권이전등기와 함께 채권최고액 24억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개포주공7단지에서도 704동 83.70㎡에 채권최고액 총 20억원, 701동 동일 면적에 18억원의 근저당권이 각각 설정됐다. 이들 거래 모두 매도인이 근저당권자로 등재됐으며, 매매계약 후 열흘 이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재건축 사업장에서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각종 인허가 일정이 맞물리면서 매도인 금융을 활용해 소유권 이전을 서두르려는 유인이 발생할 수 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사업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개발사업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다만 1세대 1주택자의 10년 보유·5년 거주 등 법정 예외 요건을 충족하면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있다.
여기에 세금 부담을 줄이려는 이유도 있다. 실제 개포주공6·7단지는 2021년 1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이 이미 적용되는 단계였다. 지난달 8일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고 15일 관련 내용이 고시됐다.
때문에 매수인에게 돈을 꿔줘서라도 소유권 이전을 서두른 배경에는 10년 보유·5년 거주한 1세대1주택자들 가운데 양도소득세를 절감하려는 이유가 자리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행 소득세법상 재건축 조합원입주권을 양도할 때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관리처분계획인가 이전에 발생한 종전 토지·건물의 양도차익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관리처분인가 이후 발생한 입주권 프리미엄에는 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개포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관리처분인가 이후에는 조합에 넘긴 종전 부동산의 권리가액을 기준으로 인가 전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서만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적용된다”며 “권리가액을 넘어서는 입주권 프리미엄에는 장특공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관리처분인가 전후로 매도 시점에 따라 양도소득세 부담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셀러파이낸싱이 재건축 단지에서 일시적인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셀러파이낸싱이 자금 공백을 메우는 일종의 브리지론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사업시행인가 이후 관리처분인가를 앞둔 강남권 고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이러한 거래 방식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윤성현 기자
quq@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