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14.9% 급등...가공식품 상승률 2.9%로 확대

정부 김장철 할인 지원...역대 최대 규모인 640억원

10월 16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 유가가 표시돼있다. [연합]
10월 16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 유가가 표시돼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8%로 두 달 연속 2%대 후반을 기록했다.

채소 등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석유류 가격이 15% 가까이 뛰고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도 오름폭을 키우면서 가계의 체감 부담은 이어졌다. 정부는 누적된 가격 상승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여전히 높다고 보고 김장철 할인 지원에 역대 최대 규모인 64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국가데이터처가 3일 발표한 ‘2026년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20.73(2020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다. 9월(2.9%)보다 상승 폭이 0.1%포인트 줄었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5월 3.1%, 6월 3.2%까지 높아졌다가 7월 2.8%로 내려왔다. 8월 3.1%로 반등한 뒤 두 달 연속 둔화했다.

전체 물가를 누른 건 농산물이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7% 내려 석 달 연속 하락하며 전체 상승률을 0.14%포인트 낮췄다. 농산물이 7.5% 하락했고, 이 가운데 채소류가 11.2% 내렸다. 다만 축산물은 4.8%, 수산물은 5.4% 올라 품목별 흐름은 엇갈렸다.

반면 석유류는 전년 동월 대비 14.9% 급등해 7월(15.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체 물가 상승률을 0.56%포인트 끌어올렸다. 경유는 19.7%, 휘발유는 11.6% 상승했다.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가 국내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최고가격제가 10월 물가 상승률을 약 0.8%포인트 낮춘 것으로 추산했다.

가공식품 상승률도 9월 2.1%에서 10월 2.9%로 확대됐다. 지난해 11월(3.3%)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외식 물가도 2.9% 올라 올해 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을 중심으로 구성한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6%로 올라 전월(2.5%)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밥상 물가’를 나타내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2%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도 2.8% 올라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권대영 재정경제부 차관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3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권대영 재정경제부 차관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3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제공]

권대영 재정경제부 제1차관은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누적된 물가 상승의 여파로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고 물가 상방압력과 리스크도 남아 있다”며 물가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김장철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기 위해 농축산물 할인 지원에 440억원, ‘대한민국 수산대전 김장철 특별전’에 200억원을 투입한다. 농축산물 지원액 가운데 400억원은 대형마트·중소형마트·온라인몰 등 전국 4000여곳의 할인 행사에 사용한다. 10월 29일부터 12월 2일까지 정부 지원 20%에 업체별 할인을 더해 배추·무·고춧가루·마늘 등 주요 김장재료를 최대 40% 할인한다.

나머지 40억원은 200억원 규모의 농할상품권을 액면가보다 20% 저렴하게 판매하는 데 쓴다. 수산물은 11월 29일까지 56개 업체에서 새우젓·멸치액젓·천일염·굴 등 김장재료와 주요 어종을 정부·업체 할인을 합쳐 최대 50% 할인한다.

김장재료 공급 여건은 양호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가을배추와 가을무 생산량은 전년보다 18.5%와 11.1% 각각 증가할 전망이다. 10월 하순 기준 4인 가족 김장비용은 23만8280원으로 지난해보다 4.2% 낮았다. 정부는 한파 등으로 수급이 불안해질 경우 비축·계약재배 물량을 공급하고 겨울작형 조기 출하를 유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농축수산물·석유류 가격을 상시 점검하고 유통구조 효율화와 담합 등 불공정행위 대응을 병행한다. 할당관세와 할인 지원이 실제 소비자가격 인하로 이어지는지도 점검한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