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9차례 연장 끝에 회생계획안 제출
키노라이츠 인수 조건 반영…이달 말 관계인집회
42억5천만원 인수 대금…채권 변제율 한 자릿수 유력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기업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다. 여러 차례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연장한 끝에 마침내 채권자 표결 단계에 진입했다. 오는 27일 관계인집회를 열고 회생계획안에 대한 심리·결의를 진행하면서, 왓챠의 경영 정상화 여부가 분수령을 맞게 됐다.
2일 정보기술(IT)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왓챠는 지난달 14일 서울회생법원 제17부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법원은 오는 27일 회생계획안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열 예정이다.
왓챠가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것은 지난해 8월 회생절차가 개시된 이후 약 1년 2개월 만이다. 그동안 왓챠는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총 9차례 연장해 왔다. 인수자 선정이 지연된 데다, 채권자별 변제 조건과 기존 주주 지분 처리 방안을 논의하는 데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왓챠는 지난 4월 공개 매각이 유찰된 이후 새 인수 후보를 물색해 왔다. 이후 지난 7월 콘텐츠 검색·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와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추가 인수 희망자를 찾기 위한 공개 매각에서도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키노라이츠가 사실상 단독 인수 후보로 남았다.
키노라이츠가 회생계획안에 명시한 인수 대금은 기존 시장에서 알려진 금액과 유사한 약 42억5000만원 규모다. 이는 왓챠가 과거 인정받았던 기업가치와 비교하면 1%대에 불과한 규모다.
왓챠는 지난 2021년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한 투자유치 과정에서 약 3000억~33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OTT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몸값을 높였지만, 이후 글로벌 OTT와의 경쟁 심화와 콘텐츠 투자 부담 등이 겹치면서 경영난에 빠졌다.
이번 관계인집회의 핵심 쟁점은 채권자들이 회생계획안에 제시된 변제 조건을 수용할지다. 인수 대금에 비해 왓챠가 갚아야 할 채무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왓챠가 지난 2021년 발행한 CB 규모만 약 490억원에 달한다. 인수대금 42억5000만원 전액을 CB 변제에 활용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발행 원금의 약 8.7%에 불과하다.
업계에 따르면 채권자의 실질적인 현금 변제율은 1~5%대의 한 자릿수 초반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금으로 갚지 못하는 채권은 회생계획안에 따라 일부 면제되거나 출자전환·장기 분할 변제 등의 방식으로 조정된다.
이에 따라 관계인집회에서 진행되는 주요 CB 투자자의 표심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해당 회생계획안이 가결되려면 회생채권자들이 보유한 의결권 총액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왓챠의 주요 CB 투자자로는 약 200억원을 투자한 인라이트벤처스와 약 100억원을 투자한 두나무 등이 거론된다. 두 회사의 투자 금액을 합치면 전체 CB 발행 규모 490억원의 약 61%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달 열리는 관계인집회를 왓챠의 향후 존속 여부를 가를 주요 기점으로 보고 있다.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가결되고 법원의 인가까지 받으면, 왓챠는 계획에 따라 채무조정과 키노라이츠 인수 절차를 이행하게 된다. 기존 채권자들의 권리도 회생계획에 명시된 변제 조건에 따라 변경된다. 이후 인수계약과 회생계획에서 정한 지분 취득 등 후속 절차를 거쳐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게 된다.
반면 계획안이 부결되면 추가 협상이나 계획안 수정, 후속 결의 절차가 필요하다. 법정 요건을 충족하면 법원이 일부 반대 채권자 집단에 관한 권리보호 조항을 련해 강제로 인가할 가능성도 있다. 끝내 계획안 인가에 실패해 회생절차가 폐지될 시 파산절차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chami@heraldcorp.com

